LG카드, 2년 후에도 별도 법인으로 존속

입력 2006-08-2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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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후 효과 감안 시 부정적 요인 잠재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된 LG카드가 2년 후에도 그룹 내 또 다른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합병하지 않고 별도의 법인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한지주 측에서도 별도 법인으로 운영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고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신한지주의 고위관계자는 “그룹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해 LG카드의 진로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라며 “여기에는 신한카드와 합병하지 않고 별도의 법인으로 운영하는 점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금융계에서도 LG카드를 별도 법인 체제로 운영하면서 신한카드와 경쟁체제를 유지할 가능성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두 카드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약 25% 정도. 이는 LG카드를 제외한 전업계 카드사의 전체 시장점유율보다도 높은 수치다.

그러나 LG와 신한카드를 합병했을 때에도 이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LG카드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민은행과 피인수하기로 한 외환은행의 카드사업부문을 합치면 시장점유율 21.5%다.

현재 LG카드와 신한카드의 중복 고객은 약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한지주 이인호 사장은 지난 16일 LG카드 인수 기자간담회에서 “LG카드와 신한카드의 회원 수를 합치면 1600만명 정도이기 때문에 300만명은 그리 크지 않다”며 “두 카드사를 합치더라도 중복 고객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지만, 금융계에서는 상당한 시장점유율 하락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도 중복고객이 다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합병 후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겠지만, LG카드와 신한카드의 중복고객만큼이 아니라고 가정한다면 카드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은 국민은행의 시장점유율과 차이는 지금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영업망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역전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신한지주가 LG카드와 신한카드를 합병한 후 중복고객들이 카드를 정리한다면 상대적으로 인지도 등이 앞선 LG카드보다는 신한카드를 우선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점도 신한카드 입장에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은 고객 충성도가 문제일 텐데, LG카드 고객보다는 신한카드 고객의 충성도가 더 높을 수는 있다”며 “하지만 두 회사를 합병했을 때는 결국 오래된 LG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즉 동일한 금융혜택이 제공된다면 포인트 등이 많이 쌓인 오래된 카드를 선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LG카드는 오랫동안 전업계 카드사로 카드시장을 리드해 와 시스템 및 네트워크 망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신한지주가 LG카드를 별도의 법인으로 가져갈 수 있는 한 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신한지주도 신한은행 등을 통한 네트워크 망이 형성돼 있지만, LG카드의 카드 네트워크를 쉽게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신한지주의 이 관계자는 “지금은 LG카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 놓은 것은 전혀 없다”며 “실사를 마치고 2년간의 공동 경영기간 동안 다각적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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