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철 대교 홍보팀
‘죽음’이란 단어는 누구에게나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말일 것이다. 살면서 처음 접하는 죽음에 대해서 그 뜻을 바로 이해하고, 슬픔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안될 것이다. 적어도 나는 어린 시절 ‘장희빈’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극 중에서 사약을 먹고 죽었던 배우가 다른 토크쇼에 버젓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몹시 혼란스러워 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종교를 통해 나름의 사생관을 가지고, 학업을 통해 심장정지설, 호흡정지설과 같이 죽음을 규명하는 이론을 접하면서 점점 죽음에 대해 무덤덤해지면서 난 더 이상 ‘죽음’에 대해 단어 그대로의 의미 이상을 주지 않았다. 어쩌면 흔히 말하는 먹고 살기 바빠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거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대형 인명사고를 보면서 문득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늘었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언제 갑자기 나에게, 혹은 내 가족에게, 내 주위 사람에게 닥칠 수도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느 날 갑자기 소중한 가족과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슬픔을 바라보면서 지난 삶을 반추할 수 있다는 것도 어쩌면 살아있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행운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행운을 남은 삶에 어떻게 쓰느냐는 우리에게 주어진 평생의 숙제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케케묵은 이야기지만 나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서 감사하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는 말을 하고 싶다. 요즘과 같이 세상에 대한 불신과 불통,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팽배한 시점에서 삶에 대한 감사는 조금이나마 우리 사회의 균열을 봉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지금도 핸드폰을 볼 때마다 보게 되는 ‘memento mori’, 앞으로 한동안은 언젠가 다가올 ‘죽음’에 대비해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라는 내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