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등기 수법 및 명의신탁 등 탈루 형태 다양
국세청은 22일 판교인근지역 부동산거래자 중 세금탈루혐의가 있는 171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자들은 이른바 '복등기'수법을 이용한 불법 분양권 전매, 잦은 부동산거래로 인한 양도소득세 탈루와 증여세 탈루 등 다양한 형태의 세금탈루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국세청이 공개한 주요 세금탈루유형이다.
◆ 복등기 수법으로 불법 분양권 전매
김 모씨는 2004년 1월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 지역의 46평형 아파트를 3억2500만원에 분양 받고 이를 2년이 지난 2006년 4월에 본인 명의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후 김씨는 이 모씨에게 매매를 등기원인으로 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고 나서 '06년 6월 아파트를 3억5000만원(시세 4억원)에 양도한 것으로 처리, 양도소득세 1100만원을 신고ㆍ납부했다.
국세청은 김씨에 대해 양도세 탈루혐의 조사과정에서 분양권 불법전매행위가 확인되면 탈루세액 추징과 함께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김씨의 분양권 불법 전매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주택공급계약 취소 및 매매당사자ㆍ중개업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 5년간 무소득자가 14억원 상당의 아파트 구입
최근 5년간 소득이 없음에도 불구, 강남 지역 14억원 상당의 고가 아파트를 구입한 사례도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자영업을 하고 있는 양씨(60세)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보유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양도했지만 양도대금의 사용처가 불분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양 씨의 아들은 최근 5년간 종합소득세를 납부하지 않는 등 뚜렷한 소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3월경 강남에 있는 14억5000만원 상당의 고급 아파트를 취득했고 1억원 상당의 고급차량도 구입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개업자금 2억원으로 약국을 개업하는 등 아버지로부터 부동산 취득자금 등 17억5000만원을 증여받고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 부모ㆍ자식이 짜고 탈세 저질러
박 씨는 직업과 소득원이 없는 상태에서 지난 3월 분양한 34평형 판교신도시 아파트(분양가 4억여원)에 당첨돼 계약금 8200만원을 납부했다. 박 씨는 또 '02년 4월~'04년 5월까지 6억원을 호가하는 재건축 아파트 단지 분양권을 4차례에 걸쳐 단기간에 취득한 사실도 드러났다.
국세청의 분석결과 박씨의 어머니 송씨는 강남구 개포동에서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고 아버지가 '03년 12월 소유부동산을 10억원에 양도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국세청은 아버지가 아들 명의로 부동산 투기를 하면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를 포착하고 아들은 판교아파트와 재건축단지 아파트 분양권 취득자금을 아버지로부터 증여받고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를 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 명의신탁 이용해 양도세 및 증여세 탈루
지난 3월 분양한 33평형 판교신도시 아파트(분양가 4억원)에 당첨된 장씨는 서울 목동에 31평형 아파트(시세 4억7500만원)를 보유하고 2004년초부터는 이촌동에 있는 33평형 아파트(시세 5억1500만원)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장씨가 거주하고 있는 이촌동 아파트는 장씨의 처남이 취득했지만 장씨를 채무자로 해 금융기관 등에 근저당 제공된 사실이 있었다.
국세청은 장씨의 이같은 행위가 양도세 비과세 혜택 및 청약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처남명의로 명의신탁한 것으로 혐의를 두고 조사에 들어갔다.
또 장씨의 아내인 이씨는 지난 2004년에 뉴타운개발지역 내 대지 95평과 충남지역 농지 등을 취득하면서 짧은 기간에 양도하면서 양도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조사과정에서 명의신탁 혐의가 드러나면 증여세 등 관련 탈루세액 추징과 함께 법령위반사항에 대해 관계기관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