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국산 비중 61% 차지, 저가공세가 가장 큰 원인
중국산 후판(두께가 6㎜ 이상인 철판)의 수입이 크게 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30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후판 수입은 166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특히 이 중 중국산은 101만톤으로 전체 후판 수입 중 중국산이 61%를 차지했다.
조선용과 비조선용 모두에서 중국산 후판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조선용 후판 수입은 99만8000톤을 기록했으며 이 중 중국산은 5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비조선용 후판의 경우 중국산이 80% 이상을 차지하며 중국산의 국내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산 후판의 수입 증가는 무엇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철강업체가 만든 후판은 톤 당 9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후판의 경우 이보다 30만~40만원이 싼 50만~60만원에 유통되고 있어 국내산과의 가격 격차가 크다. 더욱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산 후판의 수입원가는 더욱 낮아지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가 실적쇼크를 보일 정도로 업황 불황을 겪고 있는 것도 중국산 후판 수입이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262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1분기에는 3625억원의 손실을 내 상반기 기준으로는 100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주로 일본산 후판을 수입해 쓰던 조선업계가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중국산의 비중을 늘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 철강업체가 하반기 후판공장 증설을 완료해 국내 업체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것도 악재로 분석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2후판 공장을 신규 가동했고 올해 4월에는 기존 1후판 공장의 50만톤 증설 공사를 마쳤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증설된 현대제철의 후판공장은 하반기부터 국내 시장에 본격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후판을 생산하는 국내철강업체의 가격 인하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