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계가 수입차 공세에 맞서 반격의 카드로 내놓은 디젤 세단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높은 연비와 합리적인 가격, 소음과 진동 등 디젤 엔진의 고질적인 약점을 최소화한 점이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이 이달 3일 출시한 SM5 디젤은 현재 사전계약 대수가 2천700여 대에 달한다.
지난달 SM5가 내수와 수출을 합쳐 1천876대가 팔린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성적이다. 애초 월 예상 판매물량인 800∼1천대도 훌쩍 뛰어넘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연비를 대폭 향상시키고, 소음과 진동 문제를 개선한 점이 주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M5 디젤의 최대 강점은 연비 성능으로, 복합연비 16.5km/ℓ를 구현한다. 1회 주유로 1천㎞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수치다.
문제는 물량 확보다.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 이번 주부터 생산공장이 여름휴가에 돌입한데다 노조 파업의 영향으로 물량 확보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금 SM5 디젤을 주문하면 9월 정도에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현대차[005380]의 그랜저 디젤도 예상보다 반응이 뜨거운 편이다. 이달 들어 계약된 그랜저 3대 중 1대는 디젤 차량이다.
그랜저 디젤의 계약 대수는 6월 1천800대에서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 7월에는 2천800대로 늘었다. 이런 수치는 7월 그랜저 총 계약 대수 8천300대 가운데 33.7%에 해당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애초 전체 그랜저 가운데 디젤 차량의 계약 비율을 14∼15% 정도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훨씬 높아서 내부적으로도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그랜저 디젤의 복합연비는 14.0㎞/ℓ이다.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선을 넘어가면 경보로 알려주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을 비롯해 후측방경보장치 등 안전·편의사양도 기존 모델보다 대폭 추가된 점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디젤 세단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 중 쏘나타 디젤을 출시할 계획이며, 제네시스 디젤 모델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