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유병언 시신 맞지만 사인 규명 불가"(종합)

입력 2014-07-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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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가 결국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인을 규명하는데 실패했다.

서중석 국과수 원장은 25일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과수 서울연구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신 부검 종합결과 브리핑에서 "시체는 유병언인 것으로 확정됐지만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각해 사인은 판명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서 원장은 "독극물에 의한 사망 여부를 분석한 결과 간, 폐, 근육 약성분, 일반독물, 마약류, 케톤체류 알코올류 음성 판정이었다"면서 "독극물·음주 검사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 원장은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각해 뱀 등 맹독성 동물에 의한 중독 또는 약물에 의한 사망 가능성, 목 등 질식사 가능성, 지병 등에 의한 사망 가능성, 멍 등 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확인 불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시신이 발견된 시점에 이미 벌레 등에 의해 내부장기 등이 손실됐다는 것이다.

이한영 국과수 중앙법의학센터장은 "목졸림, 질식사 여부는 확인 불가능하다"면서 "목의 연조직이 이미 분리돼 연조직이 전혀 남아있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목에 어떤 외력이 가해졌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세간에는 시신의 반백골화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부, 안면부, 목만 백골화됐고 나머지 부위 조직과 피부는 유지됐다"면서 "어디에서도 골절이 관찰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이 센터장은 "남아있는 연조직, 뼈 등에서는 골절 등 외력이 가해진 증거는 발견할 수 없다"며 "흉·복부, 머릿속 장기는 이미 구더기에 의해 소실된 상태였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과수는 시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서 원장은 "부검결과 신장은 159.2~160cm 정도였으며 왼쪽 손 방사선 소견은 두 번째 손가락 절단, 네 번째 손가락 변형으로 나왔다"라고 말했다.

또 치아에 대해서는 "(유 전 회장이)병원에서 정식으로 치료받은 기록이 없다. 병원 기록과는 비교해 볼 수 없었다"면서 "유병언을 치료했던 담당 치과의의 자료를 획득해서 비교한 결과 완전히 일치했다"라고 밝혔다.

시신과 함께 발견된 소주병, 막걸리병, 스쿠알렌, 육포, 머스타드통 등 현장증거물에 대해서는 "소주병과 스쿠알렌에서 유전자가 검출됐지만 반드시 (유 전 회장이)만졌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현장증거물에서 약성분이나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한영 센터장은 "시신을 둘러싸고 17~18일만에 부패할 수 있느냐는 의혹이 나왔던 것으로 안다"면서 "미국 테네시주 연구 센터의 실험 결과 시신을 노천에 방치한 후 열흘만에 확인했을 때 구더기 증식에 의해 거의 백골화됐다"라고 설명했다. 국과수가 돼지를 이용한 동물 부패 실험을 실행한 결과 5~6일에 걸쳐 백골화 되는 현상을 확인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그정도 기간 내에 그정도 부패가 이뤄질 수 있냐는 의문에 대해 법의학자로서 당연하다고 답하겠다"면서 "논란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국과수는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밭에서 숨진 채 발견된 유씨의 시신을 지난 22일 서울분원으로 옮겨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 부검과 약독물 검사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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