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수신 걱정 안해도 되나

입력 2006-08-16 10:02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은행과 예금 금리차 0.5%P 불과…고객 이탈 우려

시중은행들이 콜금리 인상에 따라 줄줄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자 상대적으로 높은 수신 금리를 무기로 영업을 해오던 저축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 10일 콜금리 목표치를 4.5%로 0.25%P 높이면서 시중은행들도 줄줄이 금리를 인상, 정기예금 금리가 최고 5.0%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은 올드러 세차례에 걸친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 정기예금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은행과 비슷한 수준이 되고 말았다.

지난 몇 년간 저축은행은 상당한 관심이 모아왔다. 저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행 금리가 마이너스 금리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해 온 저축은행이 재테크의 한 수단으로 각광을 받아온 것. 그러나 은행의 금리가 높아지면서 저축은행의 최대 장점인 금리 우위가 사라지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업계의 정기예금 금리는 5.0~5.5% 수준.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는 대부분 5.2% 안팎이다.

반면 국민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4.65%, 우리은행은 4.7%이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지점장 전결금리를 포함해 최고 5.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 예금과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우리은행 등은 특판을 통해 6%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출시하고 있는 등 저축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나와 있는 상태.

지난해부터 콜금리 목표치가 꾸준히 인상되면서 은행들도 함께 금리를 높여온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운용이 어려운 저축은행들은 꾸준히 금리를 낮춰왔다. 그럼에도 불구 은행 금리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금리와 경쟁을 하기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된 셈이다.

저축은행은 안정성 면에서 은행보다 뒤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서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유혹해 왔다. 안정성과 금리를 함께 계산해 본다면 저축은행보다 은행의 예금이 여러모로 우위에 놓이게 된 것이다.

시중은행에서 3%대의 금리를 제공할 때 저축은행들은 6%의 금리를 제공했다. 이로 인해 저축은행업계는 은행보다 금리를 50% 더 준다고 공세를 펼쳐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금리로 고객을 유치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들은 금리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금리가 높아졌지만 특판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저축은행의 금리가 다소 높은 상황”이라며 “아직 고객들이 0.1%P에도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급하면 우리도 금리를 다소 올려 특판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과거에 비해 저축은행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달라진 상황”이라며 “어차피 장기적으로 은행과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이 정도의 금리차는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여신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작정 금리만을 올릴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제 수신에 대한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저축은행에 너무 많은 자금이 몰려(?) 수신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또 이 때문에 수신영업에 대해 소홀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수신고객에 대한 충성도를 점검하지 않으면 대량의 수신 이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지만 저축은행이 수익을 올리는 방법은 여신이 유일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신이 바탕이 될 수밖에 없는 데 영업 바탕은 수신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난 3~4년간 수신을 너무 방치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수신고객 유치를 등한시 했고, 결국 그 동안 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겨온 고객들이 과연 미래에도 저축은행의 고객인지는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