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 공백’에 투자 차질…상반기 목표 35% 미달

입력 2014-07-2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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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이재현<사진> 회장이 1년 넘게 자리를 비우고 있는 CJ그룹이 국내외 투자 결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21일 CJ그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단하거나 보류한 투자 규모는 4800억원에 달한다. 당초 계획했던 투자액 1조3000억원 중 35%에 해당하는 수치다.

경영 계획이 틀어진 대표적인 계열사는 CJ대한통운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월 충청지역에 물류 터미널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으나 보류했다. 작년 하반기에도 CJ대한통운은 미국ㆍ인도 물류 업체 인수를 추진했으나, 협상 단계에서 보류했다.

그룹 해외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 초에는 CJ CGV가 해외 극장 사업 투자를 미뤘고, CJ오쇼핑은 해외 인수ㆍ합병(M&A)을 통한 사업 확대를 잠시 멈췄다. 생물자원사업 부문을 새로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삼은 CJ제일제당은 베트남ㆍ중국 기업 M&A를 추진했으나 최종 인수 직전 단계에서 중단됐고, CJ푸드빌은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 매장 출점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해외시장 개척이나 대규모 M&A 등에 대한 의사 결정은 이재현 회장만이 할 수 있다”며 “이 회장이 작년 7월 구속된 후 우려했던 경영 공백 후유증이 올해 들어 더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CJ그룹은 투자액을 2010년 1조32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2조9000억원으로 매년 늘려왔다. 특히 2012년에는 외식과 문화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0% 초과해 집행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구속된 후에는 보수적 경영으로 투자 규모가 목표치에 못 미치고 있다. 작년 투자 역시 계획보다 20% 적은 2조6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올해 그룹이 계획한 투자 규모는 2조원이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올해 목표 달성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투자가 주춤하면서 글로벌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자치하는 비중도 줄고 있다. 그룹 해외사업 매출 비중은 2012년 29%에서 지난해 23%로 떨어졌다. 물류사업 감소 등 업황 영향도 있지만, CJ그룹은 이재현 회장 부재에 따라 투자 적기를 놓친 것이 사업 위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1657억원대 조세포탈ㆍ횡령ㆍ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고,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후 건강이 악화돼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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