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엘리의 톡톡톡] 신용카드 포인트 쓰고 계세요?

입력 2014-07-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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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엘리 금융시장부 기자

경제활동 인구 한 명이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가 평균 4장이라고 하는데요. 저 역시 4장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이 또 자주 쓰는 만큼 포인트가 쌓이고 있는데, 이것을 잘 활용하고 계신가요?

예전에는 카드 포인트를 카드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보너스’ 정도로만 여겼지만 이제는 ‘정당한 권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내가 사용한 카드결제 금액에 따라 포인트가 쌓이는 만큼 포인트를 이용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예전에는 포인트 쓰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카드를 결제할 때 포인트를 쓸 수 있는 가맹점 찾기가 힘들었고 막상 쓴다 해도 1000점 이상 포인트를 쌓아야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허들 규정 때문에 사용이 막히기 일쑤였습니다. 카드를 해지할 때도 남은 포인트는 당연히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유효기간이 지나 사라지는 포인트가 지난해 1300억원이 넘고, 이것이 모두 카드사의 수입으로 돌아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지만 영세가맹점의 IC카드용 단말기 교체를 위해 카드사로부터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입니다.

‘고객이 가져갈 자산을 너희(카드사)가 먹지 않느냐’는 불신은 카드사들에게 아픈 속살을 건드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카드사의 ‘낙전수입’ 논란은 상당 부분 불식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드사들이 포인트 사용 제약을 없애고 1포인트만 쌓여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카드를 자주 바꾸는 사람들도 포인트를 버리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카드사의 경영에 부담이 된 것만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소멸 포인트 개선 방안에 수긍하는 분위기 속에 현대카드만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현대카드의 경우 포인트를 기프트카드로 교환할 때 ‘1포인트=1원’이 아닌 ‘1포인트=0.67원’이라는 환가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15만점의 포인트가 쌓여야 1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로 교환되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는 타사와 포인트 적립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말합니다. 타사 포인트 제도는 포인트를 적립한 가맹점과 포인트를 쓴 가맹점이 달라 비용부담 형평성에 어긋나지만 현대카드는 포인트 사용처에서 비용을 분담한다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기프트카드는 교환에 들어간 비용을 부담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포인트 전환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금융당국도 카드사 고유의 마케팅 전략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한 발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어쨌든 선택은 고객의 몫이라는 현대카드의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1포인트=1원’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현대카드에서도 이 같은 회사 정책 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것입니다.

한 가지 더, 포인트 얘기가 나오면 현대카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이 포인트 사용처가 많다는 것입니다. M포인트는 3만4000여개 가맹점에서 쓸 수 있고 포인트 소진율이 연간 95%에 달하고 있다면서 말이죠.

작은 포인트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포인트 사용처를 늘려주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카드사들이 포인트 사용 제한을 없애는 것과 포인트 사용처를 늘리는 것,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렇게 되면 카드사들이 부당한 이익을 낸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없어지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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