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낙동강 본류에서 큰빗이끼벌레 서식이 확인되면서 4대강 사업과의 연관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나 환경단체 모두 그동안 이 벌레에 별다른 관심이나 정보가 없었다.
대형 인공호수, 강, 저수지 등의 정체 수역에서 출현하는 이끼 모양의 ///태형벌레로 군체를 이뤄 성장하면 수십㎝까지 커진다는 내용 정도만 알려져 있었다.
학계에서조차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연구실적이 부족한 실정이다.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 민간위원이기도 한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최근 환경전문가들이 참석한 포럼에서 "전세계적으로도 큰빗이끼벌레 생태에 관한 논문이 10여편에 불과할 정도로 연구가 미진하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다.
이에따라 4대강 사업으로 가장 많은 8개의 보가 건설된 낙동강에서 최근 발견된 큰빗이끼벌레를 두고 환경단체, 정부 측의 입장차가 확연히 다른 상황이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지난 6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옆 선착장과 이보다 더 상류인 창녕 남지대교 교각 아래 낙동강에서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도 지난 7일 강정고령보 강정고령보 화원나룻터 일대에서 큰빗이끼벌레를 찾아냈다.
K-water(한국수자원공사) 부산경남지역본부도 자체 조사를 해 지난 8~9일 사이 함안창녕보에서 5㎞ 아래인 임해진 나루터, 낙동강 지류인 남강 송도교 근처에서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했다.
민관 모두 큰빗이끼벌레가 낙동강에 서식 중이라는데는 동의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큰빗이끼벌레 발견이 4대강 사업이후 생긴 낙동강 생태계의 이상징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는 입장이다.
4대강 사업이후 보가 8개나 생겨 낙동강 흐름이 전 구간에서 정체되고 조류발생이 일상화되면서 조류 등을 먹고사는 부착성 생물인 큰빗이끼벌레의 증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큰빗이끼벌레의 출현을 낙동강 생태계가 악화됐다는 증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자원공사 경남부산지역본부는 4대강 사업 전에도 낙동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해왔다는 입장이다.
4대강 사업때문에 큰빗이끼벌레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환경단체 입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낙동강에 보를 만들기 전 사후환경영향조사를 했는데 결과통보서를 보면 2010년 3월부터 2012년 5월 사이 창녕군, 함안군, 밀양시, 양산시, 김해시를 흐르는 낙동강 곳곳에서 큰빗이끼벌레 서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 경남부산지역본부는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생태전문가 자문, 조사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