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결국 자진사퇴 기자회견...버티기 고집하던 문창극, 14일만에 왜 물러났나

입력 2014-06-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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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기자회견 자진사퇴

사면초가에 놓여있던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13분에 걸친 사퇴의 변을 거쳐 결국 사퇴했다. 정치권의 전방위적인 압박에도 그동안 사퇴를 거부해온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오늘 총리 후보를 자진사퇴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문창극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자신을 압박한 국회와 언론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문창극 후보자는 총리 후보자의 청문회를 열지 않은 국회를 두고 "국회가 만든 법을 깨면 누가 법을 지키겠습니까?"라며 "국민의 뜻을 이름으로 오도된 여론으로 국가를 흔들때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는다"고 비난했다.

언론에 대해서는 문창극 후보자는 "언론의 생명은 진실보도다. 몇구절을 따내서 그것만 보도하면 그것은 문자적인 사실보도다. 하지만 그것이 전체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하면 진실보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창극 후보자는 "저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분도 그 분이시고 저를 거두어 들일 수 있는 분도 그 분이시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도와 드리고 싶었다"라며 마지막으로 사퇴 의사를 전했다.

문창극 후보자는 식민사관 논란이 불거진 후 여야의 사퇴 압박, 청와대의 임명동의안 제출 지연, 등 돌린 여론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기다리겠다"며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주말 "문창극 후보자가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여당 측의 발언에도 문 후보자는 "제 일 하면서 기다리겠다"며 자신의 거취 문제를 청와대에 떠넘겼다.

'눈치 없다' '버티기' 논란에도 허리를 굽히지 않았던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 배경에는 여론을 반전시키지 못한 것이 가장 컸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과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으로부터 굳이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강의 내용으로 친일사관 논란에 휩싸였던 문 후보자는 연이은 '퇴근길 하소연'과 과거칼럼 낭독을 통해 반전 여론을 꾀했지만 이는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 등 정치권의 자진사퇴 압박에 이어 청와대가 지명철회’와 ‘자진사퇴’ 가운데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모양새를 고민하고 있다고 알려진 점도 '나홀로 버티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점은 청와대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지난 16일~20일 조사한 결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대비 4.7%포인트 하락한 44.0%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5.0%포인트 상승한 49.3%로 나타났다.

이에 청와대가 독립유공자인 '문남규 선생'이 문 후보자의 조부라는 국가보훈처의 확인을 통해 친일사관 논란에 휩싸인 문 후보자가 명예회복 해 자진사퇴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참사’ 타격을 피하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문 후보자는 자신의 할아버지 문남규 선생이 평안북도 삭주가 원적지인 독립 투사였다고 밝히며 “여러분도 검색창에 ‘문남규 삭주’ 이렇게 검색해달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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