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흡수 합병한 ‘SB리모티브’ 안착… 내달 제일모직 합병 통해 2차전지 강화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두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간 ‘계륵’같은 존재로 삼성SDI의 실적을 압박했던 ‘SB리모티브’가 서서히 안착하며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시동을 건 것. 여기에 7월 1일 제일모직과의 합병 및 글로벌 전기차 업체 표준 충전기술 개발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삼성SDI의 성장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 2분기 실적은 전분기 영업손실(390억원)에서 285억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적 부진에 주된 영향을 미쳤던 자동차전지 사업부문의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자동차전지 사업부문은 지난해 초 삼성SDI가 SB리모티브를 흡수합병하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008년 삼성SDI와 독일 보쉬사가 지분 절반씩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 SB리모티브는 설립 이래 줄곧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삼성SDI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SB리모티브는 2009년 9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을 제외하고, 2010년 698억원, 2011년 1236억원, 2012년 715억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특히 삼성SDI가 SB리모티브의 지분 50%를 소유하던 2012년 말까지는 SB리모티브의 손실이 지분법 손실로 처리돼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쳤지만, 지난해부터는 SB리모티브의 손실이 모두 삼성SDI 영업손실로 잡히면서 삼성SDI는 SB리모티브 리스크에 시달렸다. 지난해 자동차전지 사업부문은 1~4분기 각각 407억원, 394억원, 369억원, 385억원에 이어 올 1분기 485억원의 적자 행진을 지속했다.
그러나 이 부문은 올해 2분기 342억원을 시작으로 3분기와 4분기 200억원대로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SDI도 올해 흑자 전환 등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여기에 다음 달 1일 제일모직과의 인수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SDI가 2차전지 부문 세계 선두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고용량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4대 핵심소재의 개발역량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현재 삼성SDI는 양극재 이외의 소재를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은 유·무기 화학 합성, 배합, 가공 등에 대한 기반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삼성SDI의 2차전지 분리막, 팩 외장재 등에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통합 이후 제품과 원가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또한, 단기적으로는 통합구매, 생산시설 공동 활용, 해외거점 및 물류 통합 등 사업통합에 따른 약 400억~500억원 규모의 비용절감 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