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의 최종 관문인 자산 270조원 우리은행 매각 작업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매각 방안의 핵심은 정부 보유 지분 56.97% 중 30%는 일반경쟁 입찰(1그룹), 나머지 26.97%는 10% 미만의 희망수량 입찰(2그룹) 방식으로 분산 매각하는 더블트랙 방식이다. 여기에 우리은행 매각시 지분 10% 이하 매수자에게 3년 내내 콜옵션 기회가 부여된다. 콜옵션은 미리 주식 가격을 정해놓고 그 이상 주가가 올라도 기존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다. 소수 지분 매수자에 대한 유인책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3일 제96차 회의에서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보고 받고. 심의·의결했다. 이 자리에서 신제윤 위원장은 “우리은행 매각은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며 “더블트랙 방식, 콜옵션 등 새로 시도되는 방식인 만큼 추진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나, 시장과 끊임없이 소통해 나간다면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우리은행 경영권은 지분 30%를 가져가는 쪽은 사실상 우리은행의 주인이 된다. 현재 우리은행 시가총액은 8조5000억원 정도로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약 3조원 정도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일반적인 인수·합병 절차에 따라 ‘매각공고 → 예비입찰 → 본입찰 → 실사·가격조정 → 금융위 승인 및 종결’ 순으로 진행된다.
또한 이번 매각안 특징은 2그룹 지분을 사들이는 입찰자에게 가능한 한 많은 당근책을 제시했다. 경영권이 아닌 지분 매각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내 시장매입 대신 이번 입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낙찰받는 1주당 0.5주의 콜옵션을 부여했다. 여기에는 예비입찰이나 실사가격 조정 등의 절차가 생략되고 ‘매각공고 → 입찰 → 낙찰 및 종결’순으로 신속한 매각이 진행된다.
한편 시장의 관심은 30% 지분을 한꺼번에 인수하는 교보생명 등 인수 후보군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 공개적으로 매수 의사를 밝힌 곳은 교보생명 뿐이다. 자금조달 능력이 6조원으로 알려진 KB금융은 잠재적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고려할 때 사모펀드(PEF)나 외국계 금융사가 경영권을 인수하기는 어렵다 시각이 지배이다.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 인수 능력을 갖춘 금융회사가 우리은행 경영권을 가져갈 공산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