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최대 정유공장 놓고 공방 치열…오바마 “통합정부 구성이 우선”
이라크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이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이런 혼란을 자초한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라크 최대 정유공장이 있는 살라헤딘주 바이지에서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 ‘이라크ㆍ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공방이 19일(현지시간)에도 지속됐다고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바이지 정유공장 관제탑에 수니파 반군이 검은색 깃발이 걸렸고 공장 주변에는 반군이 운영하는 검문소가 있었으며 정유를 보관하는 탱크 하나가 불에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마틴 템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상원에 출석해 “이라크 정부로부터 공군력(air power) 지원 요청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한편 미국과 중동 각국은 알말리키 총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아파인 알말리키가 분파주의적이고 독단적인 국정 운영으로 사실상 ISIL의 준동을 촉발했기 때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수니파와 쿠르드를 아우르는 통합정부를 구성하지 않으면 군사지원이 불가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알말리키 총리가 분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이라크 지도자들은 시험대에 서 있다”며 말을 아꼈다.
미국 정계에서는 말리키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말리키를 대신할 인물을 찾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도 나왔다.
케리 장관은 이날 NBC방송에서 미국은 ‘말리키 구조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무슬림 협력체 이슬람협력기구(OIC)도 분리ㆍ차별 정책의 철폐를 촉구하는 등 이라크 정부에 단합을 요구했다. 사우디 제다에서 18~19일 양일간 회의를 마친 OIC는 종파 간 차별정책을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구체적으로 이라크를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이라크 알말리키 총리의 수니파 억압 정책을 비난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사태가 장기화하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라크는 현재 약 33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운데 두 번째 규모다.
바클레이스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20년까지 이라크 석유 생산규모가 하루 200만 배럴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번 사태로 불확실해졌다”며 “향후 글로벌 석유 수급균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