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됨에 따라 기재부가 경제분야 컨트롤타워로서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내 경제통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만큼 그동안 ‘존재감이 없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닌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달리 ‘실세 부총리’가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 안팎에서는 최 내정자가 사령탑이 된 새로운 경제팀이 경제정책을 추진력 있게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
최 내정자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행정고시 22회)으로 정치권(3선 의원)과 언론계(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행정부 실물경제를 총괄(지식경제부 장관)하는 등 관계, 언론계, 정계와 경제부처 장관을 두루 섭렵한 인물이다. 20여년간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에서 근무하면서 경제정책에 대한 실무경험을 쌓았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실물경제 부문을 총괄하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를 총괄하기도 했다. 당시 400억달러 규모 UAE(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으며 장관 업무평가 1위를 차지하는 등 부처 수장으로서도 좋은 평가도 얻었다. 국토교통부와 산업부, 미래창조과학부, 농림축산부, 해양수산부 등 경제팀을 구성하는 다른 경제부처를 원활히 통솔하는 리더십이 기대되는 이유다. 경제정책을 놓고 빚어질 수 있는 부처간 갈등을 원만하게 조율해 나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 내정자는 17~18대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舊 재정경제위원회)에서 간사, 조세소위원장 등을 맡은 ‘정무형’경제통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 중의 측근이다. 경제정책과 국정철학 등에서 박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는 인사로 꼽힌다는 점에서 경제혁신3개년계획, 규제완화, 공공기관 정상화 등 하반기 중점 국정과제 추진이 제대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회에 대한 경제팀의 영향력과 당ㆍ정ㆍ청 관계설정도 이전과는 다른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우선 실세 정치인이 경제팀 수장이 된 만큼 대(對) 국회 교섭력이 강화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최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집권 여당의 첫번째 원내 대표를 맡으며 정무적 감각을 발휘해 왔으며 19대 국회 들어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관련 법안 등 역대 가장 많은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하기도 했다. 현재 투자활성화, 규제완화와 관련해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경제 입법 처리에도 속도가 붙어 정책 실행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전날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발탁된 안종범 의원과는 정치적 견해와 정책 판단을 공유하며 10년 이상 호흡을 맞춰 온 사이다. 경제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데 뛰어난 팀워크를 발휘하며 2기 경제팀의 경제정책을 힘있게 밀고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경제정책을 추진하기엔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며너 “특히 국회와의 조율이나 다른 부처와의 협업 등에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최 내정자가 당에서 정책보다 정무 역할을 주로 맡다 보니 경제정책 철학이나 소신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게다가 정치인 출신이다보니 경제부총리로서 확고한 비전과 소신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기 보다는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려 포플리즘적 정책을 펴 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 내정자가 정권의 ‘실세’이다 보니 경제부총리에 지나치게 힘이 실려 경제팀 내 ‘1인 독주 체제’가 나타날 수 있으며 청와대와 다른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