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군사개입 가능성 시사...유가 급등
뉴욕증시가 12일(현지시간) 이틀 연속 조정을 겪었다. 주요 경제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데다 이라크가 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소식이 팔자주문을 이끌었다.
다우지수는 이날 109.69포인트(0.65%) 하락한 1만6734.19로 잠정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3.78포인트(0.71%) 내린 1930.11을, 나스닥은 34.30포인트(0.79%) 빠진 4297.63을 기록했다.
최근 랠리에 따른 피로가 여전한 상황에서 각종 악재가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사태가 최고 행진을 펼치던 증시에 본격적인 조정의 빌미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파트너는 "중대한 지정학적 우려가 출현했다"면서 "앞서 이라크의 원유생산이 회복한 상황에서 심각한 충돌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S&P500 주요 10개 업종 중 9개 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항공업종이 급락했고 소비재와 산업재 역시 고전했다.
△이라크 사태 악화...오바마 “군사개입도 가능”
이라크 사태는 악화일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회견에서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국가안보 이익이 위협받는다면 군사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안보팀이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군사 행동의 필요성을 포함해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전일 모술 주재 터키 총영사 등 터키 국민 80여명을 납치하는 등 과격 행보를 이어갔으며 터키 정부는 군대를 투입해 인질 구출 작전을 수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9개월만에 최고...상품시장 요동
이라크 사태가 내전 위기로 치달으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금값이 치솟는 등 상품시장이 요동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13달러(2.0%) 상승한 배럴당 106.53달러로 지난 9월1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정학적 우려로 금값도 올랐다. 8월물 금은 12.80달러(1.0%) 오른 온스당 1274달러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인 이라크의 내전 사태가 지속될 경우 유가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도 오르면서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6bp(1bp=0.01%P) 하락한 2.58%를 기록했다.
△5월 소매판매 0.3% ↑...예상 하회
지표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소매판매가 0.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의 0.5%는 물론 월가가 전망한 0.7% 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전월 수치는 0.1% 증가에서 상향 조정됐다.
지난 3개월 동안 소매판매가 연율 4.3%의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긍정적으로 해석됐지만 시장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했다.
△고용지표도 부진...기업재고는 증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예상보다 늘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1만7000건으로 4000건 증가했다. 이는 월가가 전망한 31만 건을 넘어서는 것이다.
4주 평균은 4750건 늘어난 31만5250건을 기록했다. 지난 5월 31일까지 연속 수급 건수는 261만 건으로 1만1000건 증가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4월 기업재고는 0.6% 증가해 예상치 0.4%에 비해 증가폭이 컸다.
△항공주 급락...델타에어라인 5.5% ↓
유가 급등과 함께 항공업종 대표 종목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델타에어라인이 5.5% 빠진 것을 비롯해 유나이티드컨티넨털홀딩스는 6.8% 빠졌다.
정유주 역시 장초반 올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폭을 반납했다. 엑손모빌이 0.3% 하락했고 셰브론은 0.68% 올랐다.
전기차 관련 특허를 개방한다고 발표한 테슬라의 주가는 0.4% 하락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특허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프라임 뮤직'을 공개했지만 주가는 2.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