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증축 리모델링 시동] 재건축 대타… 수익성 홈런 칠까

입력 2014-06-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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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이상 된 아파트 3개층 증축… ‘베란다 쪽 확장’ 안전 문제 제기

지난 4월 25일 노후 아파트의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됐다. 한 달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분당 등 수도권 일부 지역 리모델링 사업이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수직증축 허용 기대감에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올라 시세가 보합세에 있으며 안전성과 수익성 문제도 여전해 리모델링 사업의 본격화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15년 이상 된 아파트를 기존보다 최대 3개층 더 올릴 수 있도록 한 게 골자다. 15층 미만의 아파트를 수직증축할 때에는 2개 층까지, 15층 이상이면 3개 층까지 늘릴 수 있다. 이 같은 기준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할 경우 가구 수는 15% 증가하고 늘어난 가구를 일반분양하면 조합원 사업비는 35%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때문에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가장 큰 수혜지역은 수도권 1기 신도시다. 실제 전국에서 리모델링 조건을 갖춘 400만 가구 중 200만 가구가 분당과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에 집중됐다. 특히 신도시 형성 이후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가 2007년 이후 하락폭을 키웠던 분당은 1기 신도시 중에서도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분당의 경우 오랫동안 리모델링이 허용되지 않아 사실상 해체 상태였던 조합들도 수직증축 허용 이후 즉시 재결성 단계를 밟고 있다. 최근 포스코건설이 매화마을1단지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됐고 앞서 지난 3월 한솔마을 주공5단지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정해졌다.

리모델링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분당 외에도 일산, 평촌 등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일산시도시와 평촌이 각각 위치한 고양시와 안양시는 지방자치단체 주도 하에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권에선 잠원한신아파트가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서두르고 있으며 인근 소형 단지인 한신로얄아파트 등도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정윤 한국리모델링협회 부회장은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행 이후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여건이 하나둘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매수 시장은 이미 호가가 많이 올라 관망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분당 리모델링 단지들의 매매가격은 작년 말 대비 연초 2000만~3000만원 정도 상승한 뒤 계속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직증축이 건축법상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안전 문제가 우려되고, 넓어지는 평면 구조가 베란다 쪽으로 확대돼 기형적인 주거환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람의 목숨이 걸린 안전성 문제에 99점이 있을 수 없다. 수익 창출이 아니라 주거 질의 개선이라는 시각에서 안전 진단을 철저히 해 논란을 불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재건축과 비교했을 때 가구수가 늘어나는 것도 적고 리모델링 분담금도 클 수 있어 투자가치를 잘 따져봐야 한다. 수직증축을 통해 확보된 일반분양 물량에 대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낭패를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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