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 잉곳 신공법 양산… 사업시기 조절하며 전략적 대응 ‘눈길’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진디스플레이는 최근 경기도 평택 제2공장에 총 30개의 사파이어 잉곳 성장로(成長爐)를 구축하고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약 100억원이 투자된 이 설비에서 생산된 잉곳은 일진디스플레이의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
일진디스플레이는 경쟁사 대비 20~30% 원가가 저렴한 잉곳을 생산할 수 있는 어드밴스드 키로풀로스(A-KY) 공법을 이번에 자체 개발했다. LED용 웨이퍼의 가격 경쟁력을 대폭 높이기 위해서다. 심 대표가 4년 전 터치스크린패널(TPD) 사업에 이어 LED 사업을 ‘제2 성장동력’으로 설정한 이후부터 꾸준히 고려해왔던 부분이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2010년 많은 업체들이 잉곳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때, 심 대표는 오히려 공급과잉 상태를 우려하며 잉곳 사업 시점을 조절했다”며 “대신 해당 자금을 이용해 R&D에 투자, 가격 경쟁력을 높인 신공법 개발에 나섰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심 대표의 전략적인 선택은 기존 잉곳 업체들이 공급과잉 시장에서 허덕일 때 LED 사업의 내공을 쌓을 수 있게 했다. 실제 2010년부터 약 2년간 가격 하락 등 공급과잉으로 악화됐던 LED 시장은 최근 적용제품의 다변화와 조명시장의 확대로 제2의 성장기를 맞은 상황. 시장 침체기를 피하고 호황기에 사업 진출을 한 셈이다. 이는 2009년 취임해 매출 99억원이었던 일진디스플레이를 4년여 만에 매출 6000억원 기업으로 성장시킨 심 대표의 무기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트렌드에 강한 ‘삼성 출신’ 심 대표의 혜안과 운이 함께 작용했다”며 “심 대표가 다음 목표로 설정한 매출 1조원 돌파에 LED 시업이 큰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 대표는 “올해 연말까지 잉곳 성장로 70대를 추가로 투자하는 등 시장 성장 속도에 맞춰 공격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며 “LED 사업은 제1의 도약을 이끈 터치스크린패널에 이어 일진디스플레이가 또 한번 도약하는 제2 성장동력으로써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