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경기를 지배하다] 라이벌 미녀골퍼, 쌍둥이 옷에 머쓱

입력 2014-05-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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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의 저주

“유니폼 때문에 망쳤다.” 미국의 스피드스케이팅 간판스타 샤니 데이비스(32)의 말이다.

CBS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지난 2월, 2014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3연패 달성에 실패한 샤니 데이비스의 불만을 보도했다. 새로운 스케이팅 유니폼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 대표팀은 언더아머에서 제작한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에 출전했다. 언더아머는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함께 새로운 유니폼을 내놓았다.

마이크 플랜트 미국 스피드스케이팅협회장은 “언더아머가 제작한 새 유니폼은 선수들의 기록 향상을 도와줄 것이다. 좋은 성과를 낼 것을 자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수들은 달랐다. 올림픽 직전에야 유니폼을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데이비스 등 미국 대표팀은 새 유니폼으로 실전을 치르지 않은 채 올림픽에 나섰다. 데이비스는 결국 1000m에서 8위, 1500m에서 11위에 그쳤다

데이비스는 경기 후 “새 유니폼은 1월 1일 전에 전달받고 실전에 나섰어야 했다”며 “새 유니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평가를 듣고 고칠 점을 찾았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처럼 유니폼으로 인해 뜻밖의 부진을 겪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멘털 게임’으로 통하는 골프는 자신이 원하는 의류를 입고 출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포츠다. 정해진 유니폼이 없는 만큼 같은 날, 같은 조 선수와 같은 옷을 입고 출전하는 민망한 사태도 종종 일어난다. 선수가 어떤 옷을 입고 출전하겠다는 통보는 없기 때문이다.

여분의 옷을 준비한 선수는 그 자리에서 갈아입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민망함을 느끼며 플레이해야 한다. 특히 골프채보다 골프웨어에 더 민감한 여자프로골퍼들은 심리적 부담이 더하다.

흥행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프로야구는 700만 관중시대에 접어들면서 선수들의 유니폼이 복잡해졌다. 모기업 계열사 중심의 광고가 대부분이던 선수 유니폼에 외부 기업 광고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KB금융그룹·대화제약)·KIA(금호타이어)·롯데(넥슨)는 유니폼 광고를 외부에 개방, 선수 유니폼을 통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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