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도곡역 방화, 대구 지하철 참사와 무엇이 달랐나

입력 2014-05-2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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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도곡역 방화

▲방화 직후 열차 내부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28일 오전 발생한 서울 지하철 3호선 도곡역 방화 사건은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떠오르게 만들었다.

이날 조모(71)씨는 자신이 운영했던 업소에 대한 보상 문제로 사회에 불만을 품고 오전 10시 54분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 들어서던 오금 방면 전동차 4번째 객차 바닥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이 객차 안에는 승객 50여 명이 타고 있었고 전체 전동차 승객은 370여 명에 달했다. 다행히 조씨가 불을 지른 객차 안에 출장을 가던 서울메트로 역무원 권순중(46)씨가 타고 있어 신속한 진화가 가능했다. 역사 내의 역무원까지 소화기를 들고 가세해 불은 6분 만인 오전 11시에 완전히 꺼졌다.

불이 난 지점인 객차 내 양쪽 노약자석 하단과 벽면, 손잡이 등이 모두 검게 그을렸고 바닥 중간 부분까지 갈색 그을음이 남았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차량 내 의자, 손잡이 등을 모두 불연성 소재로 바꿔 다행히 불이 붙지 않았다”고 밝혔다.

승객들의 재빠른 대처도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불이 난 것을 본 승객은 비상벨로 기관사에게 화재 사실을 알렸다. 신고를 받은 기관사는 관제소에 연락해 즉시 상·하행선 열차 운행을 중지시킨 동시에 열차 내 승객들에게 안내방송으로 화재 상황을 전파했다.

전체 객차 9칸 중 앞쪽 5칸에 탑승했던 승객 270여 명은 문이 열리자마자 도곡역 승강장으로 빠져나갔다. 승강장에 도달하지 못한 나머지 4칸에 탔던 승객 100여 명은 구조를 기다리지 않고 비상문을 연 뒤 선로로 내려서 이전 역인 매봉역까지 걸어서 대피했다.

화재 이후 3호선 열차는 도곡역을 무정차 통과하다가 1시간여 만인 낮 12시 24분부터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 안에서 한 지적장애인이 휘발유가 든 페트병에 불을 붙이고 객차 바닥에 던지면서 발생했다. 당시 불길은 반대편 선로에 진입해 정차한 열차에 순식간에 옮겨 붙으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 사고로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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