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규모 인력을 감축키로 결정한 KT가 1인당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는 지난달 임직원 8000여명이 특별명예퇴직을 신청해 직장을 떠날 예정이다.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 100일도 안된 상황에서 이처럼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은 조직의 슬림화와 효율성, 인건비(연간 7000만원) 절감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KT는 그동안 민영화가 이뤄진지 1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만 경영이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돼 왔다. 특히 1인당 생산성은 경쟁사인 SK텔레콤, LG유플러스에 비해 크게 못미치고 있다.
KT가 지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매출(올해 3월31일 기준)은 7억5419만원으로, SK텔레콤(40억원)의 20%에도 못 미친다. LG유플러스(20억원)와 비교해서도 3분의 1 수준이다. 심지어 전년도 1인당 매출(9억7695만원)보다 2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게다가 KT의 1인당 영업이익 역시 2659만원으로, SK텔레콤(4억8250만원), LG유플러스(9477만원)와 크게 차이가 났다.
이 같은 심각성을 공감한 이석채 전 KT 회장은 재직 당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사와의 1인당 생산성 격차를 상당히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임원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KT는 8000여명이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직원수 대비 1인당 생산성은 여전히 업계에서 가장 낮다. 지난달 대거 명예퇴직으로 현재 KT 직원은 2만3000여명에 달해 1인당 매출은 10억원으로 계산된다. 기존 대비 40%나 올라가지만 SK텔레콤, LG유플러스를 따라잡기에는 넘어야 할 벽이 아직 높다. 1인당 영업이익 역시 3562억원으로 큰 진전은 없다.
KT가 1인당 생산성 부문에서 업계 꼴찌를 면하려면 추가적인 명예퇴직 시행이 불가피하다. 즉 KT가 LG유플러스 1인당 생산성을 바짝 쫓아가려면 향후 1만명 이상은 더 내보내야 한다는 의미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 20일 진행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1등 KT를 만들어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대규모 감원)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하며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희박함을 암시했다. 하지만 “계열사는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쟁력이 쓸모없는 계열사는 조정할 것”이라며 조직 개편 가능성도 언급해 일각에서는 이번과 비슷한 규모의 인력 감축이 한 차례 더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1분기 400억원대의 순손실을 내며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KT는 2분기에도 1조2000억원에 달하는 특별명예퇴직금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