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68일간의 영업정지, “승자는 없고 정책 허술함만 드러내”

입력 2014-05-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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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0일부터 이동통신 3사의 본격적인 동시 영업재개가 들어간 가운데 이번 영업정지 조치에 대한 평가가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가 지난 3월13일부터 68일간 시행한 영업정지 조치와 관련해 △알뜰폰 선전 △출고가 인하에 따른 저가폰 전략 △보조금 논란 잠식 가능성을 비롯한 공정성이 결여된 시장감시 △번호이동 가입자 수치에 대한 의미 여부 논란 △영업정지 무용론 등 5가지 명과암이 드러났다.

◇ 알들폰ㆍ저가폰에 고객 몰렸다 = 우선 알뜰폰 사업자들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이통 3사가 돌아가며 45일씩 영업을 중단한 동안 알뜰폰 가입자가 무려 44만명 늘었다. 반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는 가입자 수가 30만명 줄었다.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통해 저가폰 시장을 활성화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불법 보조금 논란을 어느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0일 영업재개와 동시에 총 7종의 출고가를 인하했고, 22일부터 갤럭시S4 등 추가 4종의 단말기 출고가도 인하한다. LG유플러스는 4종에 대한 가격을 낮췄다. 3사가 모두 출고가를 낮춘 기기는 G2, 옵티머스 G프로, 베가 아이언 등이다

다만 저가폰 시장이 활성화 된 배경에는 영업정지 기간동안 쌓인 재고 처리라는 요인이 포함돼 있어 재고가 해결됨과 동시에 저가폰 전략도 단기간에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영업정지 68일간의 승자는? = 이번 영업정지 기간동안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전쟁을 치러야 했던 이통 3사 중 최종 승자에 대한 궁금증도 높았다. 단독영업 기간 동안 번호 이동 가입자 수만 보면 KT가 1등이다. MVNO(알뜰폰 사업자)로부터 넘어온 가입자를 제외한 유치 가입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KT(22만6000명), LG유플러스(18만6000명), SK텔레콤(14만3000명) 순이다.

가장 먼저 단독영업을 시작한 SK텔레콤은 조심스럽게 영업활동을 펼치며 정부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를 다소 자제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최근까지 번호이동 시장에서 점유율(4월 기준 48%) 1위를 차지하며 약진해왔던 LG유플러스는 이번 영업정지 기간에서 만큼은 KT에 밀렸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후발사업자인 만큼 신규 가입 보다는 번호이동 시장에 집중해왔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 중 LTE 가입자 수(신규, 기기변경, 번호이동 포함)만 KT와 100만명 가량 격차가 나는 만큼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미래부 통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LTE 가입자수 743만여명을 기록하며 852만명을 유치한 KT와 처음으로 100만명 이상 벌어졌다. 게다가 SK텔레콤(1주)과 LG유플러스(2주)는 향후 추가 영업정지 시행 의무를 한번 더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 영업 정지기간에 따른 번호이동 가입자 수치는 무의미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일시적인 영업정지 기간에 번호이동을 통한 가입자수가 늘고 주는 것은 중간 점검일 뿐 큰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최종적으로 결산이 되는 월말 수치가 중요한 평가 잣대”라고 말했다.

◇ 정부의 미숙함은 여전한 숙제 = 이번 영업정지 조치는 시장 과열 제재 효과는 없고 정부의 허술함만 드러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정한 시장 감시가 이뤄지지 않아 이통 사업자들의 불만만 샀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전예약 가입자 모집 논란, 출고가 인하를 둘러싼 이통사업자와 단말기 제조사간 불협화음, 이통사간 상호 비방 등의 과제도 남겼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말(29일 예상) 전체 회의를 열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한 추가 영업정지 일정을 결정할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추가 영업청지 일정이 결정되는 시점은 다음달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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