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5조7000억 발행, 공모채 44% 차지 … 하반기 우량 회사채 수요 지속 전망
국내 4대 그룹이 회사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체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 현대차, LG, SK그룹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LG, SK가 올해 들어 발행한 회사채는 총 5조72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일반 공모채 시장(12조8900억원)의 44.3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그룹은 올해 들어 1조3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삼성에버랜드(5000억원), 삼성물산(4000억원), 호텔신라(1500억원) 등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뒷받침됐다.
현대차그룹이 같은 기간 발행한 회사채는 1조2800억원 규모다. 현대제철이 올해 1월 4000억원을 발행한 뒤 2월 현대건설이 2000억원의 회사를 발행했다. 현대로템도 3월부터 4월까지 4000억원 규모, 현대하이스코도 3월 1600억원의 자금을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했다.
LG는 회사채 규모는 4대그룹 중 가장 많은 1조6300억원이다. LG전자가 지난 1월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LG생활건강(3300억원), LG디스플레이(3000억원), LG유플러스(2500억원), LG생명과학(500억원)이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또한 LG전자는 이달 3000억원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SK그룹은 올해 1조4600억원 회사채를 발행했다. SK텔레콤과 SK C&C가 각각 3000억원을 발행했고 SK케미칼이 1200억원, SK브로드밴드가 2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SK는 2500억원을 지난 2월 발행한 데 이어 이달 20일 추가로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을 공시했다.
4대 그룹의 회사채가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활발한 발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우량등급 계열사 및 안정적인 산업군에 있는 기업 등을 위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 공사채 발행이 부진하고 대규모 은행 후순위채 만기 상환으로 인해 우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국고채 금리 변동성도 크게 위축돼 캐리 수익을 얻으려는 기관들의 투자도 몰리고 있다.
이에 4대 그룹은 처음에 계획한 채권 발행 규모를 늘려 더욱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도 한다. SK텔레콤은 이달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려다 수요예측에서 예상을 상회하는 6700억원 자금이 들어오자 발행 규모를 3000억원으로 증액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다”며 “하반기에도 우량등급의 회사채 위주로 응찰하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