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감사 “전산시스템 선정에 문제있다” vs 김 전무 “최고의결기구 이사회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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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발단은 기존에 IBM이 독점 운영하는 국민은행 전산시스템을 IBM과 HP, 오라클 등 여러 IT업체가 참여하는 유닉스시스템으로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정 감사가 “유닉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이건호 행장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사외이사들의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에 대해 지주 최고정보책임자인 김 전무가 “자의적 감사권을 남용,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반박하면서 지주와 은행 간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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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볼썽사나운 KB금융의 집안 싸움이 금감원의 특검으로 확대되자 양측의 행동대상 역할을 하고 있는 김 전무와 정 감사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무는 지난해 7월 43세의 나이로 KB금융지주 정보기술(IT)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자로 전격 발탁됐다. 김 전무는 국내 1호 해커로 유명한 인물이다. 대우그룹에 입사해 그룹 전산통합에 참여했고, 참여정부 시절에는 청와대에 들어가 정보시스템을 담당했던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 전무는 “유닉스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이미 지난해부터 추진된 사안이고 경쟁체제로 진행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시스템 변경 과정에 우선협상에서 탈락했던 IBM코리아 대표가 (이건호 행장) 경영진에게 사적 전자메일을 보냈고, 이를 근거로 공식 절차 없이 재검토를 지시한 것이 이번 해프닝의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 감사는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리스크에 따른 비용 산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며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행장 역시 정 감사의 의견을 수용해 지난 19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정 감사는 금융권에서 사리사욕을 앞세우지 않는 소신 있는 성격의 소유자로 유명하다. 올해 초 이건호 행장에게 올라가는 모든 결재서류를 자신이 미리 점검하겠다는 사상 초유의 카드를 들고 나왔을 정도다. 당시 은행장과의 권력다툼으로 비칠 정도로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
때문에 정 감사 지인들은 성과를 만들어 내는 강한 추진력은 인정하지만, 다소 거친 업무로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어 낸다고 평가한다. 정 감사는 7급 공채로 비고시 출신이다.
한편 KB금융의 집안싸움은 금감원의 검사를 통해 최종 판단이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