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놓고 있던 복지부 계속된 민원에 상한선 마련
병원마다 제각각인 진단서 발급비용를 잡기 위해 정부가 기준을 마련한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진단서 발급 비용에 대해 기준을 정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전부터 기준없이 가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진단서 발급 비용에 대한 민원이 제기돼 왔다" 며 "연구용역 발주 등을 통한 적정 가격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를 검토 중이다. 의료법 서식에 따르는 진단서를 대상으로 제도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단서 발급 비용을 두고 시민단체와 국회를 중심으로 지난 몇 년간 계속해 문제가 제기돼 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한 '병원별 각 진단서 비용비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출생증명서, 사망진단서는 사람, 병사용 진단서, 장애인 진단서, 상해진단서는 선택사항이라기보다는 필수적인 사용처에 주로 쓰이지만 정작 진단서 발급비용은 전적으로 각 병원의 결정에 의해서 책정되고 있다.
실제로 사망진단서는 1만~15만원, 장애인연금 청구용 진단서는 3000~20만원까지 가격의 폭이 너무 커 환자들이 불만을 커져가고 있다. 진단서 제출처와 용도에 따라서도 수수료가 제각각이다. 보험사 제출용에 주로 쓰이는 일반 진단서의 수수료는 1만~2만원인 반면 경찰서 제출용은 5만원, 법원 제출용은 10만원이다.
이에 우선 복지부는 일반진단서, 사망진단서, 출생증명서, 장애진단서(일반장애ㆍ정신지체 및 발달장애), 상해진단서(3주 미만ㆍ3주 이상), 병사용진단서 등 8개 진단서 발급 비용에 대한 규제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진단서마다 상ㆍ하한 가격을 가이드라인으로 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복지부의 가이드라인 준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병원 간 가격 경쟁을 제한한다는 점을 이유로 제동을 걸며 엇박자를 내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가격을 표준화하게 되면 경쟁이 사라져 보통 가격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 부처라 해도 관련 법이 없는 상태에서 인상률이나 상한선 등 가격 수준을 제시하거나 권고하면 '법적 근거 없는 행동지도'나 담합 등으로 문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관계자는 "가격을 통제하지 않고 가이드라인만 제시하는 정도라면 의료계와 공정위 모두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