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정서의 조절 핵심 단백질 세계 첫 규명…조울증·우울증 치료길 열려

입력 2014-05-0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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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기분이나 정서 변화를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과 그 작용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 우울증 조울증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및 생명과학부 김경진 교수와 정수영 박사, 고려대 의과대학 손기훈 교수 공동연구팀은 이같은 성과를 8일(현지시간) 생명과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셀(Cell)'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사람의 정서 상태는 생체시계에 따라 약 24시간을 주기로 변화를 거듭한다. 활동기에는 수면 때에 비해 우울, 불안도는 감소하고 활동성, 공격성이 늘어난다. 이런 일주기 리듬이 우울증 조울증 불안장애 등 다양한 정서장애, 중독 질환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경생물학적 작용원리를 밝히진 못했다.

연구팀은 뇌의 도파민 신경회로가 정서조절 및 정서장애 발병의 핵심 조절 시스템이라는 데 착안해 생체시계와 도파민 신경회로의 분자생물학적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그 작동원리를 규명했다.

도파민은 정서·운동·인지 등 다양한 뇌기능을 관장하는 중요 신경전달 물질로 티로신 수산화효소(TH)가 도파민의 합성을 조절하는 속도결정 인자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뇌의 도파민 신경회로가 정서조절 및 장애 발병의 핵심 조절 시스템이라는 사실에 착안해 생체시계와 도파민 신경회로의 분자생물학적 연결고리를 분석했다. 생체시계에서 표적 유전자들에 대한 발현 억제 기능을 담당하는 특정 단백질(REV-ERBα)이 도파민과 티로신 수산화효소(TH) 등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돌연변이 생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REV-ERBα 단백질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도파민 신경회로 활성에 이상이 발생하고, 조울증과 불안장애 행동을 직접적으로 일으킨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에 도파민 신경회로의 일주기적 조절기전은 각종 정서장애와 중독장애를 치료하는 약품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REV-ERBα의 활성을 제어해 정서·중독 장애 등을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법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해외 출원도 준비중이다.

김경진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일주기 생체시계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정서·중독장애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도파민 활성 이상이 주원인인 파킨슨병으로 적용이 확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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