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8개월만에 하락 반전… 매수 심리도 진정 거래량 감소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수도권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02% 하락하며 8개월 만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경기도의 주택가격이 전월 대비 -0.07%로 역시 8개월 만에 떨어졌고, 서울도 -0.01%로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2·26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도 거래가 줄면서 매매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의 부동산 거래현황을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975건으로 하루 평균 265건이 거래됐다. 9477건을 기록한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량(305건)보다 13.2% 줄어든 수치다. 특히 주택시장을 이끄는 강남권(1360건)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45건으로 27.7% 감소했다.
주택 실거래가 신고를 매매 계약한 뒤 60일 안에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2·26 대책’이 발표되면서 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보류하고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H공인 관계자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거래가 활발했는데 3월 이후 관망세가 역력하다”며 “1~2월에는 매매 계약이 한 주에 평균 2~3건이었으나 요즘엔 1건도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재건축 추진단지가 많은 강남권의 경우 아파트값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업계에 따르면 ‘2·26 대책’ 이후 2개월 동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2% 정도 하락했다. 지난 1~2월 2.6% 올랐던 것과 대비된다.
송파구 가락시영2차 전용면적 56㎡형은 2월 말 9억4500만원에서 4월 말 8억3500만원으로 두달 새 11.6% 급락했다. 잠실주공 5단지 81㎡도 같은 기간 12억원에서 11억7500만원으로 2%가량 내렸다.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전용 42㎡형도 같은 기간 6억8000만원에서 6억3250만원으로 7%가량 내렸다.
중대형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2월 말 14억5000만원이었던 서초구 반포동 한신3차 전용 133㎡형은 현재 5.5% 떨어진 13억7000만원 정도다. 송파구 신천동 장미3차 아파트 134㎡형도 10억5000만원에서 9억9500만원으로 내렸다.
전문가들은 2·26대책 발표 이후 다주택자들의 투자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집주인과 수요자들이 대부분 다주택자이기 때문에 일반아파트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설명이다. 또 연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일제히 상승한 이후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조정이 이뤄진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임대소득 과세 법안 처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매수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그간 정부의 부동산정책(매매 활성화 위주)이 시장을 힘겹게 받쳐왔지만 임대소득 과세방침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회에서 임대주택 과세방침을 확정하는 6월까지는 관망세 속 숨고르기 양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