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 ‘한국 M&A 시장’군침 흘리는데 국내 기업 “인수 매력 없다”

입력 2014-04-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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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업계 매물 동시에 나와 시들해져…정부, PEF 규제완화 등 활성화 나서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M&A 시장은 주요 기업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왔음에도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종업계의 매물이 한꺼번에 많이 나와 매수자들의 인수 매력이 떨어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29일 M&A 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국내 M&A 시장에 나온 기업 수만 30여개에 달하며, 금액은 4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물로 나와 있는 대기업은 △STX그룹 계열 STX팬오션·STX유럽 △동부그룹 계열 동부하이텍·동부제철 인천공장 △동양그룹 계열 동양매직·동양시멘트 △현대그룹 계열 현대상선·현대증권 등이다. 이밖에 우리은행, 한진해운, 대우조선해양, LIG손해보험, KDB생명, 쌍용건설 등 규모가 큰 매물들도 M&A 시장에 나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팔린 매물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동부익스프레스가 KTB프라이빗에퀴티에, 동양증권이 대만 위안다증권에, OB맥주가 AB인베브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부하이텍 경우 해외업체에 매각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동부하이텍의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최근 동부하이텍 인수를 희망하는 복수의 해외기업과 비밀유지약정서(CA)를 체결했다.

이처럼 M&A 매물은 넘치지만 메가딜이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가 악화될 경우 자금줄이 마른 기업들은 다른 사업에까지 관심을 가질 만한 여력이 없어 M&A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전문가들은 M&A 시장에 한꺼번에 동종업계 매물이 쏟아지면서 인수주체들의 인수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타이밍’ 문제를 꼬집었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물로 나온 기업들을 보면 비슷한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동시에 나오는 바람에 원매자들의 인수 매력이 시들해진 측면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간만 보고 빠져나오고 있어 M&A가 좀처럼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는 M&A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6일 M&A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사모펀드(PEF)에 대한 규제를 풀기로 했다. 정부는 PEF·전략적 투자자·M&A 매수자가 자금 조성·투자, 관리, 회수 단계별로 체감할 수 있는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고, 토종 PEF의 자금조성과 투자를 제한하는 규제를 줄이기로 했다.

또 대기업이 M&A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다. 대량화물 화주가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해운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M&A 시장 진입에 대한 제한도 완화하기로 해 STX팬오션과 대우로지스틱스 등의 매각작업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어 지난 24일에는 M&A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법률 개정안까지 마련, PEF의 투자자금 회수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PEF가 최대주주인 기업의 상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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