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선물, 자산운용, 신탁업을 아우르는 자본시장통합법의 윤곽이 드러나며 증권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우선 국내증권사들의 IB시장 진출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M&A가 확산되고 있어 국내 증권사 경험쌓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IB업무가 풍부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쌓인 노하우가 중요한 만큼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철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 규모가 어느정도돼야 IB를 할 수 있다는 기준은 없으나 리스크를 얼마나 부담할지 각사가 의사결정할 문제”라며 “경험과 노하우 축적은 장기적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인 만큼 국내에서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IB는 리스크를 얼마나 최소화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현대증권
현대증권은 업계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사무소를 개설한 데 이어 지난해 중국 부실자산을 기초로 660만달러 규모의 무수익여신(NPL) 발행에 성공했다. 2010년까지 글로벌 종합 금융투자회사 도약을 목표로 올해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쓸 계획이다.
우선 자산관리와 IB(기업금융)부문을 강화하고 베트남 중국 등 해외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위탁 영업에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성장가능성이 높은 베트남시장을 IB 전초기지로 글로벌 종합금융회사로 나아갈 계획이다.
김지완 사장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소매영업을 강화, 메릴린치형 투자은행을 추구할 것"이라며 2010년까지 위탁영업 이외의 수익비중을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증권은 지난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유통주식수를 3억주에서 6억주로 늘리는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자본시장통합에 대비해 현재 1.5조원의 자기자본을 3조원이상으로 확충하는 증자를 적절한 시기에 추진하는 한편 생명보험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등을 인수하거나 해외 증권사, 은행 등과 제휴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대우증권
위탁매매 부문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대우증권은 이 부분에서의 현금을 바탕으로 IB와 자산관리 부문 등 미래의 수익원에서도 최고의 자리를 점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대우증권은 이런 목표의 결실로 자산관리부문 잔고 규모가 2004년초 4조5000억원에서 올해 3월말 현재 13조원으로 189%나 급증했으며 업계 3~4위권에 머물던 IB부문에서도 1위권으로 도약했다. 대우증권은 이런 성장 추세를 몰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성장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10년까지 자본력 확충에 역량을 집중해 현재 1조8000억원 수준인 자기자본을 5조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우선 IB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기자본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신개념의 파생상품 개발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특히, 우량 비상장법인에 대한 적극적인 Pre IPO투자를 실시하는 등 IB부문의 수익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독립적인 자금포지션을 확보해 본격적인 투자은행 업무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며 리스크 테이킹을 통한 자기자본투자(PI. Principal Investment)에 최대 5000억원까지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IB본부내 PI담당 임원을 두고 전담 조직인 PI팀을 신설, 운용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은 2006년을 선진 투자은행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2007년까지 IB부분과 종합자산관리를 양대축으로 국제적 투자은행 수준의 수익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박종수 사장은 “IB 30%, 고객수수료 30%, 자산관리 30%정도의 구조를 가져야 선진 증권사가 될 수 있다”며 “지난해 순이익이 2500억원에 달했으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중이 높고 IB부분 이익이 미미했기 때문에 올해는 IB와 자산관리 분야에 주력하며 고객에게 ‘돈을 벌어주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향후 3~4년간은 M&A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 아래 지난 1월 M&A 전담팀을 꾸리며 기업 컨설팅과 더불어 직접투자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IB 및 운용사업부에서는 매년 10명 이상의 인력을 선발, 외부 MBA 교육 및 사내 전문인력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투자 및 M&A 분야의 우수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우리금융그룹과의 자본 및 네트워크를 활용, 자산관리 부문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강화하며 2007년까지 700여명의 자산관리 인력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
IB시장의 선두주자인 삼성증권은 국내 최강의 인력, 브랜드 네임,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성사시킨 거래규모만 14조원대에 이른다. 삼성증권 IB사업본부는 기업금융1담당, 기업금융2담당, 국제금융·M&A담당, 기업자문·유동화담당으로 이뤄져 85명이 일하고 있다.
커버리지부문과 상품부문의 전문화와 코웍체제를 통해 중견그룹의 사업구조 재편, 지주회사 전환 테마, 지분 매각 등 상장사, 그룹계열, 공기업을 중심으로 발생 가능한 다양한 딜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래에셋증권IPO, 인프라펀드(MKIF)IPO, 부동사투자신탁(REITs) 등 1000억원을 웃도는 규모의 주식인수를 성사시켰고, 한미은행 공개매수, 현대오토넷 매각자문 등 M&A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다양한 신상품 개발과 함께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M&A시장과 사모주식투자펀드(PEF), 부동산투자신탁(REITs), 선박금융시장, 기업공개(IPO)에 핵심 경쟁력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IB뿐 아니라 질 높은 자산관리서비스 제공을 위해 프라이빗 뱅킹을 비롯한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전 점포의 프라이빗 뱅킹화를 선언, 자산관리 영업에 주력한 결과 개인고객자산이 3월말 현재 53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9.5% 증가했다. 1억원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자산클리닉'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6월에는 신라호텔 내 상담위주의 소형점포를 낼 예정이다.
◆대신증권
45년 증권업 외길을 고집해 온 대신증권은 지난 4월 투자은행, 자산영업, 자기자본투자를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자기자본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상품운용본부를 CM(Capital Market)본부로 개편하고 IB부문 업무영역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 또 대신투신 이재창 사장과 송동근 자산영업본부장 등 외부 전문가도 영입했다.
이에 따라 국내 IPO, 인수주선 등 소극적 IB에서 나아가 부동산 금융, PEF, 장외파생상품 등 중장기적 투자부문을 강화하고 1조4000억원의 자기자본투자(PI)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조직개편과 더불어 7030프로젝트, 4565프로젝트 등 자산관리와 위탁부문의 균형발전 전략도 세웠다. 이는 주식중개업무와 자산관리업무 비중을 3년안에 70대 30으로 맞추고, 주식위탁부문에 있어 창립 45년째 시장점유율을 6.5%까지 끌어올리자는 운동이다.
◆미래에셋증권
증권선물거래소가 선정한 ‘2005년 IPO우수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ABS,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동산펀드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IB사업의 성공이 리스크 해소에 달려 있다'고 보고 증권사 자체자금을 동원한 직접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2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한편 기존 에이전트업무를 벗어나 M&A본부를 신설하고 자기자본을 활용해 IB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 초 IB조직을 IB1센터 IB2센터 IB3센터로 개편하고 전 한림창투 조효승 사장을 M&A본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외부 인력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7월이나 8월경 홍콩에 증권사 법인을 설립하는 등 아시아시장 개척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증권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증권거래소 주최 우수 대표주관회사로 선정된 한국증권은 지난 4월 조직개편에서 IB사업을 수행하는 핵심 조직을 IB1본부와 IB2본부로 나눴다.
IB1본부 본부장에는 무역 및 통상협상에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이종건 전무가 자리했다.
IB1본부는 대기업 그룹, 공기업 및 대형 금융기관에 특화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인수, 매각, M&A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 자문 등을 주요 업무로 하는 FAS(Financial Advisory Service) 부분과 BTO(민간사업자선정방식), BTL(민간자본유치사업)의 민간투자를 맡는 SOC 사업부, 공기업 및 민간기업 대상의 퇴직연금 사업부인 기업연금부로 나뉜다.
IB2본부는 동원증권에 입사해 18년간 IB본부에서 근무하며 유수의 대규모 딜을 성공시킨 정일문 상무가 이끌고 있다.
IB2본부는 기업금융 1부, 2부와 GM(Global Market) 부분으로 나눠 각각 IPO, 유상증자 등의 에퀴티(Equity)관련 인수 주선 업무와 회사채 주식연계채 등 채권발행업무, 은행채 및 카드채 등의 인수매출 업무를 담당한다.
IB2본부의 기업금융부는 2004년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선정 대한민국 코스닥 대상을 받기도 했으며 GM부문은 2005년~2006년 금융채 및 특수채 인수부문 업계 1위를 달성했으며 최근에는 지표채권 중개 강화 및 유전개발펀드 등 구조화된 상품 시장 참여를 적극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