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가 답” 허영인 SPC회장 동남아 진출 1년 만에 터졌다

입력 2014-04-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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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크라상 베트남 ”싱가포르 점포 두배나 늘어"… 현지 메뉴 개발 ‘반미 샌드위치’ 인기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동남아에 진출한 지 1년 만에 웃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와 함께 ‘한국식 베이커리’ 열풍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의 뚝심과 현지화 전략이 SPC그룹의 동력이 되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파리크라상의 해외점포는 지난 1년 새(2012~2013년) 136개에서 27.2% 증가한 173개로 늘었다. 이 가운데 2012년 진출한 베트남·싱가포르 점포 수는 8개에서 16곳으로 2배 증가했다. 해외진출 성적표는 매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1년 새(2012~2013년) 상하이SPC공사의 매출액은 166억9570만원에서 507억6530만원으로 200% 증가했다. 베이징SPC공사는 404억7321만원에서 459억9132만원으로 13% 늘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 점포의 성장이 눈부시다. SPC그룹은 2012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고, 지난해 호찌민과 하노이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출점 전략을 펼쳐 14곳의 점포를 열었다. 그 결과 지난해 33억9564만원으로 전년 대비 177% 증가했다.

파리바게뜨의 철저한 현지화ㆍ다양화 전략이 이 같은 성공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베트남에 가면 한국에 없는 메뉴가 있다. 바로 프랑스 식민지 시절 유래한 바게트 샌드위치인 ‘반미(Banh mi) 샌드위치’다. 이와 함께 현지에서도 맛 보기 어려웠던 쇼트케이크, 타르트, 페이스트리 등 메뉴를 다양화했다. 특히 ‘병푸딩(병에 담긴 우유푸딩)’은 베트남 전역에 위치한 매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여름 팥빙수는 하루 평균 20잔 이상 판매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프랑스 문화의 영향으로 빵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발달한 점, 전체 인구의 60%가 30세 이하로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층이 두터운 점도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점포 수는 4곳에 불과하지만 매출은 베트남보다 2배 이상 많아 눈에 띈다. 싱가포르PB는 71억6821만원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이 317%나 늘었다. 싱가포르는 이미 선진 베이커리 문화가 도입돼 있고 생활 수준도 높은 점이 한몫했다. 단단한 빵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빵을 선호하는 현지 특성에 맞춰 포카차, 깔조네 등 다양한 조리빵을 함께 선보이는 현지화 전략을 병행해 싱가포르 위즈마점은 전 세계 파리바게뜨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SPC그룹의 동남아 성공이 중요한 이유는 해외진출 2세대 전략의 ‘리트머스지’이기 때문이다. 해외사업 1세대의 경우 브랜드와 품질에 집중해 발판을 마련하는 시기였다면 지난해부터는 적극적인 현지화로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SPC그룹은 2020년까지 해외점포에서만 매출 2조원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첫 단추는 잘 끼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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