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민심 얻으려면 동심부터 잡아라?...타요버스에서 라바 지하철까지

입력 2014-04-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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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버스 타요

(꼬마버스 타요 공식 페이스북)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달라진 선거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유권자들의 민심을 얻기 위해 동심부터 잡으려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뽀통령에 이어 타요버스, 라바 지하철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꼬마버스 타요 캐릭터를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시의 '꼬마버스 타요' 아이디어는 한 시민의 트위터 제안에서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타요버스는) 처음 아이디어를 낸 시민 덕분"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당초 서울시 시내버스 및 간선버스 애니메이션 캐릭터화는 시범적인 의미가 강했다. 모든 사람이 타는 대중교통에 특정 애니메이션을 덧칠한다는건 적잖은 부담이었다. 부정적인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때문에 서울시는 꼬마버스 타요 캐릭터를 입힌 버스 4대를 한 달 동안 4개 노선에만 시범 운행한다고 밝혔다. 소극적인 시작이었다.

그러나 예상외로 시범운행 전부터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가 실제 도로 위에 나타나자 어린이는 열광했고, 이를 지켜본 부모들도 행복해 했다. 어른들조차 잘 알지 못해도 어디선가 봤던, 그래서 친밀함이 컸던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올라와 타요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과 부모, 유치원 대신 타요버스를 타러온 아이들, 심지어 캐나다에서도 타요버스를 타러왔다는 아이도 있었다.

급기야 "(시범 운행 기간이 끝나도) 타요 버스를 제발 없애지 말아달라"는 요청도 빗발쳤다.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들이었다. 그러자 박원순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타요 버스를 100대로 늘리고 운행 기간도 어린이날인 5월 5일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또 다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이용해 서울지하철을 꾸미겠다는 계획까지 밝혀졌다. 아이들의 열풍을 넘어 사회적 그리고 시대적 이슈가 된 셈이다.

그러나 어른까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자 급기야 정치권이 입질을 시작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꼬마버스 타요는 당초 여당 출신 오세훈 전 시장이 제작해 서울시가 저작권을 가지게 됐는데 야당 소속인 박 시장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치 자기 작품인 것처럼 써먹고 있다는 느낌"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박원순 시장측은 앞서 언급한 바대로 "한 시민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 시절 애니메이션이 제작됐지만 이를 실제 도로 위로 꺼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입장이다.

정치권이 "타요버스는 우리 작품" 이라며 공방을 이어가는 동안 온라인에서는 "꼬마버스 타요에 열광하는 아이들 보기에 정치권이 부끄럽다" "꼬마버스 타요 아이디어가 누구의 것이든 시장이 제가하지 않으면 운행 못하는 것" "꼬마버스 타요는 아이디어를 냈거나 실행에 옮긴 사람 모두 칭찬받을 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타요버스’ 이벤트를 주관한 아이코닉스 관계자는 “이 행사는 2년 전 동아운수 임진욱 대표가 처음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며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지난달 26일 대중교통의 날을 맞아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아이코닉스가 공동으로 ‘타요버스’ 이벤트를 연 게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타요버스 100대 운행에 이어 인기 캐릭터 '라바'를 입힌 지하철 운행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뽀로로와 라바 등 더 많은 국내 애니메이션 이벤트를 열어달라는 의견이 쏟아지자 "뽀로로를 위해서도 뭔가 해 볼 생각"이며 '라바 지하철'에 대해서도 "서울메트로 사장에게 요청했으니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제2의 '초통령'이자 애니메이션계 아이돌이라 불리는 라바는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뿐만 아니라 지하철, 버스, 뉴미디어를 비롯해 다양한 채널로 상영돼 사랑을 받고 있다.

하수구에 사는 두 마리 애벌레의 일상을 슬랩스틱 코미디로 보여주는 라바는 2012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장관상을 받은 순수 토종 애니메이션으로 97개국에 수출됐다.

앞서 서울시는 타요버스 행사를 1개월짜리 이벤트로 준비됐으나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연장·확대 운행키로 확정, 어린이날까지 100대를 운행하고 버스 내부에도 애니메이션 성우의 목소리가 나오도록 하는 등 새로 단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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