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재편] 삼성그룹 3세 ‘경영권 승계’ 신호탄…세 자녀간 사업구획 정리 속도

입력 2014-04-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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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중심 순환출자구조 강화용 개편 잇달아

삼성이 계열사 간 대대적 사업조정에 나서면서 3세 승계 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 측은 “사업 시너지와 경영효율화 차원의 조정일 뿐 그룹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간에는 삼성의 이러한 변화가 사업 구획 정리를 통한 경영권 승계의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시각이 많다.

삼성은 지난 8개월 동안 7번이나 그룹 내 사업을 재편했다. 특히 지난달 31일 삼성SDI, 제일모직 합병을 결정한 데 이어 이틀 만인 지난 2일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을 합치기로 결의하는 등 숨가쁠 정도로 빠른 계열 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경우 이번 합병으로 전자 계열사로 편입된다. 지분율이 낮은 제일모직에 대한 삼성의 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삼성SDI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20.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연금관리공단이 9.8%로 2대주주다. 제일모직은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으로 11.6%의 지분을 보유하고, 삼성카드가 4.7%를 갖고 있다. 합병 후엔 삼성전자가 13.5%의 최대주주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2대주주는 국민연금(10.5%)이 된다. 삼성카드 지분은 1.6%로 줄게 된다.

삼성종합화학은 합병 후 지분구조가 삼성물산 36.99%, 삼성테크윈 22.56%, 삼성SDI 9.08%, 삼성전기 8.97%, 삼성전자 5.25%,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4.91% 등의 순으로 정리된다. 이부진 사장은 합병사의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그룹 승계 구도가 더욱 공고화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이후 삼성그룹 계열사 간의 추가적 사업재편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정점은 삼성에버랜드다.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지분 19.3%를, 삼성생명은 다시 삼성전자 지분 7.3%를 보유하는 순환출자구조가 중심축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에버랜드 지분 25.1%를,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각각 8.37%씩을 갖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리포트를 통해 최근 삼성의 움직임을 지배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은 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가 되어 실질적 지분율로 계열사를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것”이라며 “결국엔 이 회장 자녀들의 계열분리를 정착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3~4년간 단계별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후에는 LG그룹처럼 지주회사를 분할해 3세 승계 구도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계열분리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회사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꼽았다. 이 두 회사가 삼성 계열사 대부분을 나눠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삼성SDS의 가치를 상승시켜 현물출자 용도로 사용,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S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이 11.26%를,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각각 3.90%를 보유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상당히 복잡한 출자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이번 사업 재편으로 승계구도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배구조에 변화가 시작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세 명의 자녀 중 누구의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번 사업 재편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 삼성의 변화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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