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시름 던 이웅열 코오롱 회장

입력 2014-04-0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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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아라미드 사업’ 추진

1조원 대에 달하는 듀폰과의 소송전으로 가슴앓이를 해왔던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모처럼 웃었다. 첨단 합성섬유 아라미드를 둘러싼 5년간의 법정공방에서 드디어 1승을 거뒀다.

2009년 2월 듀폰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지 5년 만에 1심 재판부는 코오롱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해 손해배상금 9억1990만 달러(약 1조120억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2012년 8월 20년간 생산·판매금지 명령을 내렸고 지난 2월에는 소송으로 발생한 듀폰의 변호사 비용을 배상하라는 판결까지 내리면서 사실상 참패했지만 항소심에서 이 모든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향후 승소가 확정되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아라미드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그룹 경영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라미드는 같은 무게의 강철보다 5배 강한 초강력 합성섬유로 경찰과 군인의 방탄복 제조에 사용된다. 또 500도 고열에서도 타지 않는 내열성과 어떤 화학 약품에도 녹지 않는 강한 내약품성을 지녀 ‘꿈의 섬유’라고 불린다.

1973년 듀폰이 ‘케블라’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초로 아라미드를 개발했다. 이후 2005년 듀폰과 일본 화학회사 데이진(트와론)이 독점하다시피했던 아라미드 시장에 코오롱이 ‘헤라크론’이라는 브랜드를 걸고 뛰어들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연간 5000톤의 양산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코오롱은 향후 몇 년간 아라미드를 통한 상당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항공기 내장재나 자동차 복합재, 건축용 보장재까지 점차 그 사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섬유사업을 기반으로 산업경량화소재, 전자재료, 수처리 등 다양한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 진출해 있어 불확실성 제거와 함께 성장 기대감도 높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절대 강자로 변신해야 하며 서로 힘든 것은 나누고 성공 경험과 신뢰를 공유해 무한대의 성공 에너지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는 위기 경영 대신 성공을 화두로 제시한 것으로 일시적인 비상경영 대신에 근본적인으로 체질을 개선하자는 의미다.

이번 승소는 이 회장이 내세운 신년 화두와 근접한 상황을 마련함과 동시에 성장 기반에 힘을 실어준 것. 코오롱이 화학, 섬유기업이 아닌 자동차소재, 전자재료, 건설, 바이오, IT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는 이 회장의 바람을 거스르는 걸림돌 하나가 제거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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