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투 풍랑 경제 발목잡나] ‘비정규직 보호법’ 있어도… 10명 중 7명 2년내 이직

입력 2014-03-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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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근로자 고용보장 열악… 정규직 전환 미미하고 해고도 빈번

한 직장에서 근무기간이 2년 미만인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부가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을 원칙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아 2007년 시행한 ‘비정규직 보호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투데이가 통계청의 원시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근무기간 2년 미만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2007년(매년 8월 기준) 71.3%에서 2012년 69.8%로 1.5%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10명 중 7명은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된 기간 동안에도 2년이 채 안되 직장을 옮긴 것이다.

기간별로는 1년 미만 동안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2007년 57.8%에서 2012년 55.8%로 2.0%포인트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1년 이상~2년 미만 근무자는 13.5%에서 13.9%로 오히려 0.4%포인트 증가했다.

근무 기간 2년 미만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전체 임금근로자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절대 규모 면에서는 증가했다. 2007년 406만8000명이었던 근무 기간 2년 미만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2012년 412만4000명으로 5년 동안 1.4% 증가했다.

특히 비정규직 중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보장이 열악했다. 고용계약 기간 1년 이하의 기간제 근로자 비중은 2008년 84.0%에서 2012년 88.3%로 4.3%포인트 늘었다. 특히 계약기간이 1년인 기간제 근로자 비중은 2008년 34.8%에서 2012년 48.0%로 13.2%포인트 뛰었다.

규모 측면에서 1년 미만의 기간제 근로자는 2008년 198만9000명에서 2012년 240만명으로 20.7% 증가했다. 이는 고용자 측이 비정규직 보호법 규정을 피하기 위해 1년 이하의 계약제 일자리를 크게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비율도 미미한 수준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비정규직 보호법상 사용기간 제한(2년)이 적용되는 기간제 근로자 120만8200명 가운데 2년 6개월간 같은 일자리에 남아 있는 근속자는 53만7000명(44.4%)에 불과했다. 이들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는 13.9%인 7만5000명에 그쳤다.

해고된 경우도 많았다. 기간제 근로자 120만여명 중 일자리를 옮긴 근로자는 67만1700명(55.6%)이었다. 이 중 비자발적으로 옮긴 근로자는 26만1000명(21.6%)에 달했다. 기간제 근로자 10명 중 1명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10명 중 5명은 직장을 옮기고, 이 중 2명은 해고 당하는 셈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는 “무기계약직 역시 근로조건이 정규직처럼 개선되지 않는 무늬만 정규직인 경우가 많다”며 “비정규직 보호법은 궁극적으로 무기계약직이 아닌 정규직 전환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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