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상장(IPO)이 아닌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는 물론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 재편도 예상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21일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에 대해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현재 대기업 몇 군데와 사모펀드 등 예비 투자자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 조회공시를 요청했으며 현대그룹은 오는 24일 관련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현정은 회장이 13.5%, 현대상선이 47.7%, 현대글로벌이 24.4% 등 현대그룹 측이 총 85.6%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측은 이 중 현대상선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분 70& 가량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매각 대금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되사는 방식으로 계열사 지배권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로지스틱스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20%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당초 현대로지스틱스 상장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었나 상장을 통해 마련되는 현금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코스피 상장보다는 코스닥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4000억원 이상이면 코스피 시장 상장이 가능하지만 시장에서는 현대로지스틱스에 대해 300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등 현대그룹 계열 3사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강등한 것도 한 몫 했다. 한신평은 현대그룹이 지난해 12월 대규모 자구계획을 발표해 자산 매각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금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증권 지분과 액화천연가스(LNG)선 사업부문 매각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며 이같이 결정했기 때문이다. 또 현대그룹은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지배구조 특성상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모두 지분법 손실 등으로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의 신용등급은 현대상선의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그룹 측은 순환출자 구조 해소와 자구안 속도를 통한 자금 마련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에 힘을 싣고 게 아니냐고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