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막아라”… 주식 던지는 한계기업

입력 2014-03-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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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퇴출관리종목 위기...현대시멘트 등 11곳 감자 결정

실적 악화에 자본금마저 까먹고 있는 한계기업들이 잇달아 감자에 나서고 있다. 상장 폐지를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감자를 선택한 것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감자 계획을 발표한 상장사는 총 11개 기업이다. 이 중 현대시멘트와 유니켐, 다스텍, 터보테크, 현대피앤씨, STX 등 7곳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를 단행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기업들이 감자에 나서는 결정적인 이유는 실적 악화다. 기업의 손실폭이 커져 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돼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면 상장폐지의 위험이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되면 즉시 퇴출된다.

현대시멘트는 지난 3일 이달 말까지 상장폐지 사유 해소를 입증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5주를 동일액면 금액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현대시멘트는 자회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보증채무에 대한 충당부채 설정으로 3474억원이 순손실을 기록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산은 4789억원, 부채 7557억원, 자본은 -2768억원을 기록했다. 감자가 완료되면 자본금은 367억2000만원에서 50억6500만원으로 줄어든다. 발행주식수 역시 734만4000주에서 101만3004주로 감소한다.

자본잠식 등으로 관리종목 지정이 우려되는 코스닥주들도 줄줄이 감자를 결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각각 81.3%, 87.74%로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한 터보테크와 다스텍도 감자를 결정했다. 터보테크와 다스텍의 주가는 이날 가격 제한폭까지 내려앉았다.

감자를 실시하면 당장 장부상 재무구조개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부상의 개선일 뿐 정상적인 영업활동 등 기업의 실질적인 체질 개선과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기업의 영업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채비율이나 부채에 대한 원금상환능력을 나타내는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총차입금 배율 등을 꼼꼼히 따져 향후 기업의 기초체력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결손금이 커져 자본 잠식 위험으로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감자를 선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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