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형구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서울과 세종을 잇는 ‘제2경부고속도로’의 건설주체와 착공시기는 물론 사업 추진 여부 자체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사업시기와 건설주체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던 국토부의 앞선 설명보다 더욱 강한 수위의 부정이다.
여 차관은 이날 오전 세종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필요성이나 추진방식 정부재정여건 도로공사의 재무현황이나 국민들에 미치는 통행료부담 등 많은 것들을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라며 “현재로서 정부가 추가적인 검토를 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 차관은 “오래전부터 논의는 돼왔지만 현재로서는 저희가 계획을 하고 있거나 추가적인 논의나 진행되는 것이 없다”고 한 뒤 “추진한다는 여부 자체부터가 추진된 게 없다. 진행되고 있는 사항도 없고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추진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일부 언론에서는 정부가 내년 중에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에 착수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이 사업은 2009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6조7000여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건설비용 문제로 그동안 사업 추진 방식과 시기 등의 결정이 미뤄져 왔다.
여 차관은 그는 “올해가 벌써 3월인데 어떻게 그 안에 할 것인지 그런 문제도 있다”며 물리적으로도 내년 착공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별법 등을 통해 조기에 추진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도 있었지만 여 차관은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며 일축했다.
여 차관은 도로망과 교통량 변화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온 뒤에라야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사업추진 여부가 가능하다고 설명한 뒤 “장기적인 도로망계획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단기·중기·장기 계획을 포함해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그동안의 변화된 여건을 감안한 새 중장기 도로망 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연구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연구용역 기간만 2년이 소요될 예정이어서 여 차관의 설명에 따르면 사업을 추진할지 말지를 정하는 것 조차도 최소한 그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