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떼돈 번 SPA ‘메마른 인심’

입력 2014-03-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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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매출 올린 자라, 기부 ‘0원’…유니클로·H&M 등 사회공헌 ‘인색’

국내에서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SPA(제조·유통·판매 일괄) 브랜드들이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 매출액이 7000억원에 육박한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기부금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스웨던 SPA 브랜드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H&M) 역시 첫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지만 기부금은 매출액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13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한국법인인 FRL코리아의 2013년 회계연도 매출액(2012년 9월 1일~2013년 8월 31일)은 69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회계연도 5049억원과 비교할 때 37.5% 급증한 수치다.

유니클로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09년 회계연도에 1226억원을 기록한 매출액은 2010년 2260억원, 2011년 3280억원, 2012년 5049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와 함께 홍보비로 분류되는 광고선전비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9년 약 34억원에서 2011년 155억원, 2012년 272억원, 2013년 280억원까지 지출을 크게 늘렸다.

반면 사회공헌을 위한 기부금은 반토막이 났다. 2012년 약 10억원에 달했던 기부금은 5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H&M도 사회공헌에 인색한 대표적인 SPA로 거론된다. H&M의 2013년 회계연도(2012년 12월 1일~2013년 11월 30일) 매출액은 1226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H&M은 2010년 3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11년 631억원, 2012년 899억원을 달성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부금은 2011년 2억9915만원에서 2012년 2억1342만원으로 감소했고, 2013년에는 5552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는 전체 매출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스페인 SPA 브랜드 자라의 사회공헌은 심각한 수준이다. 자라를 운영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의 2012년 회계연도(2012년 1월 31일~2013년 1월 31일) 매출액은 203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자라는 한국 진출 첫 해인 2008년 매출액이 343억원에 불과했지만 연평균 60%씩 고속 성장해 5년 만에 2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기부금은 진출 첫 해부터 지금까지 ‘0’원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진출한 SPA 브랜드 중에서도 유니클로와 H&M은 매출액이 매년 두자리씩 성장하면서 국내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정작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은 기업 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매 브랜드까지 론칭하면서 국내 SPA 시장에서 보폭을 늘리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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