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10명중 4명은 권력기관 출신

입력 2014-03-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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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재벌 그룹이 올해 선임한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4명은 전직 청와대 수석이나 장·차관,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권력기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10대 재벌그룹 상장사 93곳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또는 재선임하는 사외이사 126명(중복 포함) 중 정부 고위관료, 국세청, 공정위, 금감원, 사법 당국 등 ‘권력기관 출신’은 46명으로 전체의 36.5%에 달했다. 신규 선임 사외이사들만 따질 경우 전체 69명 중 28명으로 40.6%에 달했다.

출신 직업별로 살펴보면 교수가 전체의 38.1%인 4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업인이 22명, 공무원과 판 ·검사가 각각 11명, 국세청 9명, 장·차관 6명, 변호사 5명, 금융감독원과 공정위가 각각 3명씩이었다.

그룹별로는 롯데가 권력기관·그룹 관계자 출신 사외이사 수가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K(12명), 현대차(10명), 삼성(6명), 한화(5명), LG(4명), 두산(3명) 순이었다.

삼성생명과 SK가스는 나란히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LG상사는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을 사외 이사로 신규선임한다.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은 SK텔레콤 사외이사로, 정동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은 롯데케미칼 사외이사로 내정됐다.

SK네트웍스와 한화는 각각 허용석 전 관세청장과 황의돈 전 육군 참모총장을 택했다.

내부 임직원 출신 등 그룹 관계자도 다수였다. 특히 롯데그룹은 고병기 전 롯데알루미늄 상무(롯데쇼핑), 김광태 전 롯데삼강 영업본부장(롯데칠성음료), 임지택 전 롯데제과 경리·구매담당 상무(롯데케미칼) 등 임직원 출신 사외이사 3명을 신규 선임한다.

삼성증권은 사외이사 후보로 올라있는 유영상 서울대 기계항공학부 초빙교수가 김석 사장과 고교 선후배 관계로 알려졌다. 두산엔진은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배경에 중앙대 재단이 두산그룹이라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재벌닷컴 등 전문가들은 “10대 재벌들은 올해 새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예년보다 더 노골적으로 권력기관 출신을 영입해 방패막이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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