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장편소설 ‘소금’을 쓴 박범신(68) 작가가 에세이를 들고 대중 앞에 나섰다.
박범신은 2011년부터 3년여 동안의 소소한 일상이 묻은 트위터 글들을 모아 ‘힐링’을 발간했다. ‘힐링’은 지난 2011년 11월 고향인 충남 논산에 내려간 박범신이 삶에서 느낀 쓸쓸함과 열정을 이야기하듯이 써내려간 책이다.
‘힐링’에는 작가의 일상과 함께 하루하루의 단상이 드러난다. 박범신은 보름달을 보며 “만월은 틀린 말이다. 달이 꽉 찬 듯 빛날 때에도 달의 반면은 어둠 속에 있다. 더 많이 가지려면 더 많은 죄를 저질러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충만할 때도 누군가는 울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아야 사람으로서 비로소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달을 보며 사람의 죄를 떠올리는 비범한 사고는 40년의 작가 인생이 길러낸 사고의 힘이다.
때문에 ‘힐링’은 박범신의 40년 문학 인생을 엿보게 한다. 작가는 “문장이 문장을, 말이 말을 줄줄이 불러오는 거, 신명 나지만 안 좋아. 생각이 문장을 불러오도록 기다려. 머뭇거리는 습관, 그게 짱이야”라며 자신만의 글 쓰기와 습관을 공개하기도 한다.
또한 그눈 “날 작가로 키운 8할은 자학인지도 몰라. 외부세계와의 불화가 자학으로 돌아와 내부분열을 만들어. 그럼 늘 위태론 상태가 되고, 글 쓰는 강력한 추동력 생기지. 내 길이 왕도라고 말하진 않겠어. 분명한 건 위태롭지 않으면 창조적 상상력은 잠잔다는 거”라며 자학이 글쓰기의 동기부여로 작용했다는 점을 고백한다.
무엇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박범신은 “마침표는 삶이나 사랑에서 사용할 것이 아니다”며 이해와 긍정, 회복으로의 희망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고요하면서도 진솔한 작가의 글을 통해 고통과 외로움에서 벗어나 진정한 힐링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