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등기이사 사임…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된 SK

입력 2014-03-0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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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사진> 회장 형제가 계열사의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한 가운데 SK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최 회장은 4일 그룹 발전과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모든 관계사의 등기이사직을 내려 놓는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SK(주),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C&C의 등기이사직을 사임하게 된다. 등기이사 임기는 SK(주), SK이노베이션이 올해 만료되고, SK하이닉스, SK C&C는 각각 2015년, 2016년까지였다.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같은 맥락에서 SK E&S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SK네트웍스 이사직을 내려놓는다.

SK는 최 회장이 사퇴한 대부분 계열사 등기이사직에 후임 사내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형태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그룹이 더 이상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회사의 안정과 성장이 최우선이란 뜻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집단지성을 골자로한 ‘따로 또 같이 3.0’ 신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계열사의 독립 경영을 강화한 이 신경영시스템은 최고 의결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아래 6개 위원회가 핵심축이다. 오너 중심 경영을 펼치고 있는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다른 그룹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케미칼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어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전략위원회를,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글로벌성장위원회, 김영태 SK그룹 사장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정철길 SK C&C 사장 윤리경영위원회, 김재열 SK그룹 부회장 동반성장위원회를 각각 맡고 있다.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은 김 의장이 겸직한다. 더불어 SK그룹은 최근 ICT와 관련한 계열사인 SK텔레콤, SK C&C, SK하이닉스를 통합 관리하는 ICT기술·성장추진총괄 조직을 신설, 삼성에서 영입한 임형규 SK텔레콤 부회장에 지휘봉을 맡겼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산하 위원회, 각 사 최고경영자(CEO)가 리더십을 발휘하고 8만여명의 전 구성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위기를 극복해 고객과 국민들이 사랑하는 SK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SK 오너인 최 회장 형제가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이들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는 다양한 경영 실험을 해오면서 다른 그룹들과 차별화한 경영 문화를 정착시켜왔다”면서 “경영체제에 대한 큰 변화는 없겠지만 신사업이나 해외사업 추진에 있어 오너의 공백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전문경영인의 역할론이 그룹 내부에서 강하게 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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