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발 신흥국 불안 재점화…정부·기업, 경계수위 높여

입력 2014-03-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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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내영향 가능성 크지 않지만 모니터링 강화 등 선제대응”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정전사태로 신흥국 금융 불안의 파고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태국·베네수엘라의 정치불안에 이은 우크라이나발(發) 악재에 원자재 시장은 요동쳤으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졌다.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는 물론 러시아·미국·유럽 증시가 급락해 세계 금융시장 역시 출렁이는 모습이다.

정부는 4일 양호한 경제 기초체력으로 당장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 판단하면서도 대외리스크에 긴장감을 갖고 경계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불안조짐이 발생할 경우 시나리오별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게 선제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둘러싼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의 대립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투자심리 위축으로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하락세로 출발했다. 4일 오전 9시2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4.11포인트(0.21%) 떨어진 1960.58을 나타내고 있다. 우크라이나발 악재에 3일(현지시간) 러시아 증시는 12% 가까이 떨어졌고 유럽 증시도 1~3%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 국채와 금 등 안전 자산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으며 국제유가도 1∼2%가 넘는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4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점검회의를 주재하고 “2월 들어 다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국제금융시장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등 시장불안이 심화되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한국 경제가 외화유동성 등 기초 체력이 좋고 현재 이슈가 되는 신흥국들과 교역·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작년말 기준 경제규모가 4010억달러(29위)로 중소국 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유가 흐름 등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데다 최근 시장불안이 동유럽, 아시아, 남미 등 신흥국 주요 권역별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신흥국의 정치 불안,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려 세계 경제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현지법인 직원 보호에 들어갔으며 직원을 대상으로는 우크라이나 출장 제한 조치를 내렸다. LG전자는 지난주 주재원 가족들을 귀국시켰으며 삼성전자는 향후 사태 악화 시 시나리오별 단계적 대응 방안에 들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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