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가가 봄이 다가오면서 답답한 흐름을 털어내고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번번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엔화 약세가 진정세를 보이고 신차 출시와 중국 공장의 증설 기대감이 현대차 주가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8일 전날보다 0.62% 오른 24만5천원으로 장을 마감해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현대차 주가가 24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12월 2일(24만9천500원) 이후 3개월 만이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초 엔저에 따른 실적 부진에 리콜 사태라는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4월 엔화 약세 문제가 불거져 현대차 주가는 20만원선을 지켜내지 못하고 17만6천500원(4월 19일)까지 떨어졌다. 이후 상승해 20만원대는 회복했지만 22만∼23만원대의 박스권에 오랜 시간 갇혀 있었다.
최근 현대차 주가가 24만원대까지 치고 올라온 것은 곧 출시될 신차인 LF소나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지난 2009년 YF소나타를 출시한 이후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인 LF소나타를 출시한다.
4일로 예정된 미디어 설명회를 통해 신형 소나타의 성능과 디자인을 공개한 뒤 3월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 등 해외시장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가 이번 LF소나타에 거는 기대는 크지만 2009년 소나타를 선보였을 때와는 달라진 시장 상황은 현대차에 결코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 미국업체가 경쟁력 있는 중형세단을 속속 내놓아 경쟁이 치열해졌다. 국내 시장에서도 수입차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현대차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최근 미국에서 품질 저하 논란에 직면했고 유럽에서는 판매가 주춤해지는 등 부진을 겪는 상황이라 LF소나타의 흥행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일단 LF소나타 출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주력 모델이 새로 출시될 때마다 시장 대비 우수한 수익률을 보였다"며 "현대차가 봄에 출시할 LF소나타가 투자판단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형민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는 3월부터 국내외 시장에 LF소나타, 2세대 제네시스 등 주요 신차를 투입할 예정"이라며 "현대차의 북미시장 신차판매 비중은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2016년까지 확대되는 장기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증설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한몫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수요 성장세가 이어지고 올해 설비능력(105만대)과 2013년 판매량(103만대)의 차이가 미미한 점을 보면 현대차 중국공장의 설비투자 압력이 가장 높을 것"이라며 "합리적 수준의 증설이 가시화하면 현재 바닥권에 있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도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 의사결정이 있을 전망"이라며 "중국 생산능력 확대 외에도 중장기적으로 북미 시장에서도 생산능력을 확충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