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개혁, 노·정 격돌 예고…파업 부추긴(?) 정부

입력 2014-02-2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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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반발 명분 없어” vs “왜 책임 떠넘기나”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에 날 선 칼을 빼들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공공기관 노동조합 대표들이 손을 맞잡고 공동 대응하기로 해 격돌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정부는 공공기관장이 노조 파업으로 정상화 이행 계획을 달성하지 못해도 해임 등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혀 오히려 노조 파업을 부추기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27일 공공기관 정상화대책 이행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노조의 반발이나 저항은 어떤 명분에서든 옳지 않다”며 “노·정 대화에는 결코 나서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이행조치로 먼저 38개 공공기관의 1인당 복리후생비를 늦어도 연말까지 평균 137만원 줄이기로 했다. 또 공공기관 통·폐합과 사업 부문별 경쟁체계 도입, 사업축소와 매각, 민간 개방 등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이에 반발해 이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공공기관 노조 대표를 비롯해 상급단체 없는 공공기관 노조 대표들이 여의도 한국노총에 모여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노조 대표들은 각 기관의 단체협상 교섭권을 모두 거부하고 교섭권을 양대 노총의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 위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대위는 “공공기관 개혁을 반대하지 않지만 그 방향과 내용은 노조와 교섭해야 한다”며 교섭이 결렬되면 6월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대위가 6월 총파업을 예고한 것은 지방선거와 맞물린 시기여서 정치권을 이용한 정부압박을 강하게 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또 공대위는 4대강 사업이나 해외 자원개발 등으로 공공기관 부채를 키운 정부의 책임이 있는 데도 공공기관 노동자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공대위는 현 부총리를 비롯한 이명박 전 대통령,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등 5명을 부실한 공공기관 부채 관리 책임을 물어 검찰에 배임죄로 고발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노조간의 한 치의 양보가 없는 ‘강 대 강’ 구도와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의 가세가 불가피해 파란이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노조 파업으로 말미암은 실적 부진에는 기관장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혀 오히려 성과 부실 기관장들은 내심 노조파업을 반길 가능성도 있다.

최광해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올해 중점관리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기관장은 해임건의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만약 노조가 파업할 경우에는 기관장 해임은 건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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