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기 위해 대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재정 악화는 물론 투자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탠더드푸어스(S&P)LCD에 따르면 페덱스와 유니언퍼시픽, 시스코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은 올들어 자사주 매입을 목적으로 11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같은 목적으로 투자등급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지난해 총 190억 달러였다.
FT는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의 목적을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을 위한 회사채 발행 규모가 더 클 수 있다고 전했다.
회사채 발행은 최근 기업들의 주요 자본 조달 수단으로 부상했다. 특히 매출 증가가 부진한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기업들의 부채비율을 높일 수 있다면서 성장 부진까지 겹치면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결국 회사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투자자들의 손실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제세 포가티 컷워터에셋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회사채 발행으로 자사주 매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당장 디폴트 가능성을 높이지는 않지만 매출 성장을 이끌지 않는다”면서 “기업이 회사채 발행으로 성장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