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한반도 뒤덮어…‘예측정확도’ 높여야
중국발 스모그가 유발한 미세먼지가 일주일째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각종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25일 서울 시내 가시거리는 1.3km로 평소 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크게 악화됐다.
미세먼지는 26일에도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권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기가 정체된 한반도에 중국 스모그가 북서풍을 타고 서해를 넘어와 계속 오염물질이 축적되면서 미세먼지를 야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지역에 따라 비가 내리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초미세먼지는 직경이 2.5㎛ 이하의 입자로 신경계 독성물질인 납과 비소 등 중금속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국제암연구소(IRAC)는 초미세먼지를 석면,흡연과 같은 등급의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입자가 매우 작아 코나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 끝까지 이동 호흡기 계통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일 때 노약자는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건강한 성인도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나쁨’ 수준일 때 호흡기·심혈관 질환자들은 무리한 실외활동을 금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사회·경제적 영향도 가시화하고 있다. 김포공항 주변 시계가 50m에 불과해 ‘저시정 경보’가 내려진 전일 오전 7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었다.
오전 10시45분 부산에어가 정상 이륙하기까지 이날 김포공항 출발 항공편 23편, 도착 25편 등 총 48편이 결항됐다. 인천국제공항도 안개 탓에 이날 오전 5시부터 10편 이상의 항공기가 회항하는 등 차질을 빚다 오전 11시20분부터는 항공기 이착륙이 정상화됐다.
경기개발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미세먼지로 인한 연간 조기사망자는 약 2만명, 폐 질환 발생자는 약 80만명에 달한다. 이를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12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만 65세 이상 노년층은 미세먼지에 의해 천식이나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이 47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스모그에 들어가 있는 미세먼지가 인간의 호흡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면서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의 경우 미세먼지가 폐 깊숙히까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급성 천식, 심한 경우 폐암으로 발전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스모그가 가져올 경제적 손실이 각 분야에 걸쳐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미세먼지의 본산 격인 중국의 경우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손실 규모가 의료비용 기준 중국 국내 총생산(GDP)의 1.2%, 지불용의가격(WTP) 기준 GDP의 3.8%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오고 있다. 2012년 중국의 GDP 총액 51조9000억 위안을 기준, 적게는 6228억 위안 많게는 2조 위안(340조원)의 경제손실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황사와 관련해 건강영향피해나 경제적영향피해를 살펴봤을 때 연구방법론에 따라 적게는 4000억원에서 많게는 17조까지 손실이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중국발 초미세먼지에 대한 대기오염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원인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비와 시설을 마련하고 예산과 인원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주영순 새누리당 의원은 "미세먼지 예보제는 국민들의 미세먼지 대처방법의 첫걸음"이라며 "특히 노약자 등 환경취약계층에 직접적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예보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와 관련해 이달 14일부터 미세먼지와 황사 예보의 정확도 개선 및 대국민 서비스 제고를 위해 기상청에 환경기상 통합예보실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