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에이블씨엔씨 나홀로 추락 어떡하나

입력 2014-02-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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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75% ·당기순익 70% 급감 … ‘미샤’ 공격 마케팅이 발목잡은 듯

[e포커스]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실적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31억8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5.4%나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70.0% 줄어든 125억9200만원에 그쳤다. 매출은 2.2% 감소한 4424억2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2012년 12.2%에서 지난해 3%로 내려앉았다.

회사 측은 △경쟁 심화에 따른 매출 성장세 둔화 △광고 및 프로모션 비용 증가 △장기적 엔저 현상에 따른 환차액 감소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 브랜드와의 실적을 비교해보면 미샤의 실적 부진은 심상치 않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브랜드숍 간 경쟁이 출혈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샤처럼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은 브랜드는 없을뿐더러 일정부분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샤와 국내 브랜드숍 1위를 두고 순위 경쟁을 펼친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2012년에 비해 19.4% 늘어난 52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미샤의 132억원과 큰 차이가 나는 911억원을 달성했다.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에뛰드의 매출액은 20% 증가한 3372억원, 영업이익은 9.2% 뛴 261억원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의 경우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5% 37% 올랐다.

이런 실적 악화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해 1분기 말 8만6000원에 달하던 주가는 2분기 적자전환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빠져 추락해 24일 종가기준으로 3만700원을 기록했다. 1년 새 60% 넘게 주저앉은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샤 브랜드에 대한 과도한 마케팅이 에이블씨엔씨의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샤는 해외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따라하기 ‘미 투(me too)’ 전략으로 내놓은 제품에 ‘비교 마케팅’을 더해 공격적인 마케팅이 매출증가를 견인했다. 이 과정에서 광고판촉비용이 매출액의 25%(지난해 2분기)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새로운 히트 상품이 등장하지 못하자 매출 증가 없이 마케팅 비용만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 빠졌다. 포화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거나(더페이스샵) 브랜드에 스토리를 부여해 지속적인 히트상품을 발굴한 경쟁 브랜드(이니스프리)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문제는 향후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향후 올 한해 지하철 역사 매장과 해외 진출을 통해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나친 마케팅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에이블씨엔씨 입장에서는 외형확장 정책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눈에 띄는 히트제품이 출시되지 않는 한 기존 대표 브랜드 'Missha'의 성장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추가 성장을 위해선 신규 고객을 포섭할수 있는 두번째 브랜드 어퓨(Apieu)의 인지도를 향상시켜야 하며 이에 따른 비용 지출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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