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대출사기 풀리지 않는 6대 의혹

입력 2014-02-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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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 대출금 행방·SPC 실체 활동내역·허술한 서류심사·은행 내부공모 가능성 등

경찰이 5000억원대 사기대출의 몸통으로 알려진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를 검거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밝혀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와 관련업계에서는 피해 금액이나 사기 수법 등을 놓고 볼 때 은행의 여신심사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대출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추가 공모자가 없는지 등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많다.

특히 9개의 SPC를 만들어 대출을 받는 등 금융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금융을 잘 아는 배후 세력의 지원도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20일 금융권 및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KT ENS 직원이 납품업체 대표들과 짜고 2008년부터 5년여 동안 벌인 5000억원대 거액 대출사기 사건이다. 3개 시중은행과 13개 저축은행이 이 사건의 표적이 됐다.

우선 연 매출 5000억원대 대형 IT기업인 KT ENS가 수년간 지속된 매출채권 허위 발행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KT ENS 직원 K씨가 5000억원대 대출 사기를 벌였는데도 이로 인해 얻은 이익이 뚜렷하지 않았다는 점이 반증한다. 공범인 협력사 대표들이 언론보도 전후로 해외로 도피하거나 잠적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언론 보도 직후 K씨가 경찰에 자진 출두한 점은 배후세력을 짐작케 하는 의문점이다.

아울러 협력업체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실체 및 활동내역 또한 명확하지 않다. 또 협력업체들이 수년간 조직적으로 대출사기를 감행해 왔지만 은행들이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 했다는 점도 의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여신심사 관계자는 "아무리 KT란 대기업을 믿고 대출을 했다 하더라도 사건에 연루된 협력회사들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실사가 없는 대출이 이뤄졌다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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