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단기외채 비중 ‘27.1%’1999년 이후 최저치…양호한 기초체력으로 외채구조 개선
국가 외채구조가 더욱 튼튼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1년 전에 비해 4.0%포인트나 줄어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신흥국 금융불안, 미국 양적완화 축소 등 각종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양호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대외 건전성 지표에 ‘파란불’을 켠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19일 발표한 ‘최근 외채 동향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총외채는 4166억달러로 전년말 대비 72억달러 늘어났다. 이 중 장기외채는 3037억달러로 216억달러 늘었다. 하지만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외채는 은행 외화차입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 말 대비 143억달러 줄어 1128억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1%로 2012년 말(31.1%) 보다 4.0%포인트나 감소했다. 이는 1999년 2분기(29.7%) 이후 최저치이자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9월 말(51.9%)에 비해선 24.8%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단기외채 감소와 함께 외환보유액도 증가해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도 2011년 말 44.8%, 2012년 말 38.9%, 2013년 말
32.6%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외채 비중과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시급히 상환해야 할 외채가 감소했다는 뜻으로 외환시장 유동성과 대외채무 건전성이 더욱 좋아졌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장기외채가 늘어난 것 역시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도 우리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로 인한 외국인의 국채·통안채 투자와 기업·은행의 해외증권발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앞서 전날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현오석 경제부총리와의 면담에서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양호해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악재가 아니라는 진단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현 부총리도 이날 ‘EU회원국 대사 간담회’에서 한국은 양호한 재정건전성, 경상수지 흑자, 충분한 외환보유고 등으로 여타 신흥국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외채건전성 지표의 개선에 힘입어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에도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라면서 “앞으로도 외채가 대외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