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013년 실적분석]수익성 악화 먹구름… 우산 언제 접으려나

입력 2014-02-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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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연도 변경 9개월분 반영•위탁매매 수익감소… 증권사 17곳 작년 매출 21조2929억 27% ↓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결산월 변경으로 실적이 9개월분만 반영된 탓이 크지만, 그보다는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감소와 채권 운용 수익급감, 돌발 악재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실적 급감의 주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2013회계연도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은 15%) 이상 변경’ 보고서를 제출한 증권사 17곳의 매출액은 21조2929억원으로 지난 2012회계연도 29조1923억원 대비 27.06%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2회계연도 9332억원 이익에서 1514억원 손실로, 당기순이익도 6687억원 이익에서 2580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지난해 12월로 결산일을 변경, 실적이 3개 분기(4~12월)만 반영돼 2012년보다 1개 분기 실적이 반영이 안 된 영향도 컸다. 그러나 결산월 변경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국내 5대 증권사(KDB대우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는 지난해 실적이 급감했다. 특히 대우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은 일회성 요인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3분기에만 중국 고섬 관련 감액손실이 150억원, STX그룹 관련 손실이 100억원이 반영되는 등 연간 순손실 322억원을 나타냈다. 대우증권은 영업손익과 당기손익 모두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현대증권은 645억원의 영업손실과 3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증권은 지난 2008년 선박펀드 손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에 이어 현대엘리베이터 관련 손실 등이 이어지며 전년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적자를 보이지 않았지만 실적이 크게 저조했던 삼성증권 역시 주가연계증권(ELS) 배당락 100억원, 성과급 지급 100억원 등 일회성 비용에 따른 영향이 컸다.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386억원, 순이익은 110억원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55%, 79% 감소한 839억원, 16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사들 역시 브로커리지 수익 급감과 일회성 비용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 6056억원, 순손실 637억원을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의 부진한 실적은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하며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말 희망퇴직자 350명을 전원 퇴직조치했다. 약 200여명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SK증권도 47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폭이 전년보다 3배 이상 커졌다.

동양그룹 사태를 겪은 동양증권의 성적은 더욱 암울했다. 동양증권은 영업손실 220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적자폭이 6배 가까이 확대됐고, 순손실 31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폭이 무려 62배 가까이 커졌다.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자산 손실 때문으로, 증권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한 수익 감소 역시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일부 중소형사들은 선방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26% 증가했고, 순이익은 113억원을 기록해 7% 늘었다. 유진투자증권은 영업이익 144억원, 순이익 9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일부 중소형사들이 개선된 실적을 내놨지만 올해도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태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전격 단행에 따른 유동성 축소, 금리 상승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콜머니 규제를 포함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등 영업에 불리한 환경을 고려할 때 증권사의 실적 개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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